‘젊치인’(젊은 정치인) 꿈꾼다...전성시대 맞은 '정치 스타트업'

입력 2022-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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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정치적 의사 표현 늘어…유세현장 대신 앱 내려받아
6월 지선 20대 투표율 30%…뉴닉 등 눈높이 맞춰 뉴스 제공

▲BTS 병역특례 관련 옥소폴리틱스 oxo 데이터랩. 사진제공=옥소폴리틱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올해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교육감을 뽑게 된 박 모 씨(18). 처음 유권자로 참여한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싶어 유세현장 대신 정치 커뮤니티 앱을 내려받았다. 직접 다른 사용자들과 교육감 선거 공약 관련 질문을 공유하며 간접적으로 정치를 몸소 체험했다.

젊은 나이에 정치인에 도전하거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MZ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 결과 전국적으로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등용 비율은 직전에 비해 약 1.7배 늘어났다. 20대의 투표율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연령대별 투표율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08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20%대였던 투표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추정 집계 기준으로 30%를 넘어섰다. ‘젊은 층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정치를 중심으로 한 청년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컸다. 구체적으로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벤트 전후로 선거 관련 정보가 담긴 콘텐츠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선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한몫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정치 스타트업들은 MZ세대들이 무겁고 딱딱했던 정치 관련 이슈를 더욱 쉽게 파악하기 위해 ‘놀이터’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치 스타트업 ‘옥소폴리틱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덕질’, ‘전국후보자랑’, ‘여론조사 모아보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했다. 스타트업 뉴닉도 젊은 세대들 눈높이에 맞춘 언어로 시사 뉴스를 재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정치 스타트업 옥소폴리틱스의 ‘모닝3픽’ 콘텐츠. 사진제공=옥소폴리틱스

옥소폴리틱스는 지난 2019년 트위터, 에어비앤비 엔지니어 출신의 유호현 대표가 형제 유찬현과 함께 설립, 공동대표로 이끄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타트업이다.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수 18만여 명을 보유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성장해 커뮤니티 기반의 여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옥소폴리틱스는 커뮤니티 앱을 통해 매일 대중들의 관심에 맞춰 정치 사회 이슈를 선정해 설문조사 콘텐츠로 올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진보부터 보수에 이르기까지 총 5가지 정치 성향을 지닌 다수의 회원이 투표에 참여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댓글로 남길 수 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정치 성향을 호랑이, 코끼리, 하마, 공룡, 사자 등의 동물로 표현하고 ‘부족’이라고 부르면서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흥미를 더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상으로 받는 ‘옥소코인’을 자신들이 호감 가는 정치인에게 기부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로 옥소폴리틱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배가량 급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9만 명이었던 사용자 수는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를 거치며 지난달 기준 18만 명으로 확대됐다. 옥소폴리틱스 관계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건강한 커뮤니티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편견이 미처 작용하기 전 나와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이견이 존재하더라도 균형 잡힌 시각이 주류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뉴스를 보지 않고 고민도 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시사뉴스를 이메일 뉴스레터 콘텐츠로 제공하는 ‘뉴닉’ 역시 대표적인 정치 스타트업의 약진 사례다.

약 40만 명 중 대다수가 2030세대인데, 뉴닉은 회원들을 ‘뉴니커’라고 부르면서 세대 간 벽을 허물고 있다. ‘빨리’보다는 ‘이해’에 방점을 두고 젊은 세대들 눈높이에 맞춘 언어(텍스트)로 뉴스를 재가공하는 게 특징이다. 창업자 김소연 대표 역시 20대 초반이던 3년 전 창업을 해 역시 MZ세대 직원들과 정치라는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달과 미디어 채널의 다양화로 젊은 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들은 무궁무진하다”면서도 “본질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양질의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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