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혹한기 속 ‘民 선투자ㆍ政 후지원’…이영 장관 “민간에 맡기겠다”

입력 2022-07-13 16:00수정 2022-07-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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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열린 창업·벤처 정책나눔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등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태펀드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중소벤처기업부는 투자 확대가 아닌 민간 중심 벤처투자로 가야 한다는 방향을 내비쳤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차관이 이틀간 나서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벤처·스타트업 협단체장 7인과 정책협의회를 열고, ‘민간 선투자, 정부 후지원’의 기조로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는 새 정부의 창업·벤처 정책 방향을 업계와 공유하고 민간의 의견을 정책 방향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협의회에선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모태펀드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주도의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시장 실패에 대한 지원으로 모태펀드의 역할이 필요하며, 모태펀드 예산은 줄이는 것이 아닌 오히려 더 늘어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업계의 우려는 이영 장관의 “새 정부도 모태펀드가 중요하다는 인식엔 변함이 없지만, 언제까지 투자 시장을 정부 주도로 견인할 것인가”라는 모두발언을 통해 나왔다. 지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이 장관은 “어느 순간에는 투자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인센티브 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상황이 좋을 때 해야 한다”며 “그 시점이 올해부터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시장 중심으로 투자 환경을 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냐에 대한 고민이 먼저고, 이에 따라 인센티브나 모태펀드의 추가적인 증액, 감소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도 ‘새 정부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이 장관과 결이 같은 정책 방향을 언급했다. 조 차관은 “그동안 정부와 기관의 자금으로 조성한 모태펀드를 앞으로 민간이 주도하게끔 세제 지원책 등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정부 자금은 줄어들겠지만, 민간의 참여를 통해 벤처 생태계에 투입되는 자본의 총량을 늘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벤처투자는 7조 원, 벤처펀드 결성은 9조 원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도 벤처투자 2조827억 원, 벤처펀드 2조5668억 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정부의 통 큰 지원은 ‘제2 벤처붐’을 이끄는데 한몫했다. 당시 중기부는 제2 벤처붐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인상되고, 시장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벤처투자와 펀드결성에 대한 올해 전망은 불확실해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도 모태펀드를 통해 민간 모험자본이 지속 유입되는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에 힘쓸 계획을 전했다. 중기부는 관계자는 “올해 총 2조5000억 원 이상의 벤처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며 “이 중 모태펀드가 1조508억 원 출자하면서 견인한 민간 출자금은 1조4843억 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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