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보험사 CEO 첫 만남에서 질책…“실손보험 소비자 불만 크다”

입력 2022-06-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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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보험사 CEO 간담회 개최…생·손보사 20곳 참석
이 원장, 자본력 확보·고위험자산 리스크 관리·환율 변동 대비 당부
이 원장 “‘그레이 스완’에서 ‘블랙 스완’ 우려 확대…리스크 철저 대응”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리스크 관리 당부의 메시지와 함께 소비자 보호에 힘을 써야 한다고 질책한 셈이다.

이 원장은 30일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CEO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자문 풀(Pool)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면 현안도 계속 살펴봐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생명·손해보험사 20곳의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또한, 금리 상승기인만큼 취약차주 보호에도 힘써 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 원장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는 한편,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이 더 활성화·내실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보험사에 재무건전성, 고위험 자산 관리 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RBC 제도 개선은 자본 적정성 관리에 일부 도움이 되지만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 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보험회사에서는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고위험자산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작년 말 기준 보험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42조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업(29조 원), 여전업(19조5000억 원)보다 많은 규모다. 대체투자 규모 역시 작년 말 기준으로 195조8000억 원에 달한다.

이 원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PF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다”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시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PF대출 관련 여신감리(Loan Review)를 강화하는 한편, 대체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환율 관리와 IFRS17 및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준비에 대한 당부도 전했다.

이 원장은 “보험회사는 해외채권 등 상당 규모(150조 원)를 외화자산으로 운용하면서 91% 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며 “회사의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는 물론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에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반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안정적 도입은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이라면서 “회계 시스템 안정화 및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부채 산출부터 사후검증, 경영공시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철저한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경기침체 우려, 공급 부족 등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그레이 스완(Gray Swan)이 시야에 나타난 가운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예상치 못한 블랙 스완(Black Swan) 또한 우려되고 있다”라며 “현재 금융시장은 단기 예측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세부 리스크 요소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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