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 300억 규모 재원 조달…자율주행 로봇 사업 탄력 기대

입력 2022-06-20 14:44수정 2022-06-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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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유리한 발행 조건…이자 없고 주가변동 리픽싱 조항 제외

(출처=로보티즈 홈페이지 캡처)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가 201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재원 조달에 나선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들을 비롯해 감속기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티즈는 1999년 설립돼 액추에이터와 머니퓰레이터, 로봇 핸드 등 다양한 로봇 부품과 개발자용 연구 플랫폼을 제공해온 국내 1세대 로봇 기업이다. 2009년부터 개발해온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토대로 2021년에는 실내외 자율주행로봇(집개미, 일개미)을 상용화해 서비스 로봇 기업으로의 탈바꿈에 성공했다. 현재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감속기를 출시하는 등 로봇 부품부터 SW, 자율주행 로봇 라인업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각각 60억 원, 1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2, 3회차)를 사모 발행한다. 두 사채의 납입일은 24일이며 전환가액은 각각 2만2176원, 2만3293원이다.

이와 함께 로보티즈는 5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발행도 추진 중이다. 기준주가는 2만1780원으로 납입일은 27일이다. 이달 초 있었던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다수 기관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보티즈는 CB와 CPS로 조달하는 투자 재원 300억 원을 시설투자에 110억 원, 연구개발비 및 원·부자재 구매 등 운영자금 190억 원으로 나눠 쓸 계획이다.

▲다이나믹셀 드라이브 응용 사례. (출처=로보티즈 홈페이지 캡처)

재원 조달은 로보티즈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설계됐다. 우선 이자에 대한 부담이 없다. 2, 3회차 CB 모두 표면과 만기 이자율이 ‘0%’다. 투자자 유인을 위해 통상 기준주가 대비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3회차 CB의 경우 10% 할증률이 적용된 전환가액이 결정돼 성장성에 대한 가치도 인정받았다.

또 전환가액 재조정, 즉 리픽싱과 관련해서는 감자나 주식 병합, 시가를 밑도는 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일반적인 조항 외에 리픽싱의 핵심이 되는 ‘3개월마다 주가 변동에 따른 재조정’은 제외했다. 최저한도를 액면가(500원)까지 열어뒀지만, 코스닥 시장 급락 중에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고려하면 액면가로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투자금이 유입되면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티즈는 최근 실내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를 국내 주요 호텔 15곳에 제공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에 나섰다. 집개미는 국내 최초로 ‘로봇 팔’이 장착돼 물품 배송 외에도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객실 문을 두드리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로보티즈는 호텔과 오피스 빌딩 등에 2023년 실내자율주행 로봇 누적 1000대 판매, 2024년 누적 3000대 판매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 등 법규상 도로·보도 주행이 금지돼 있으나 조속한 규제 완화 및 그에 따른 로보티즈의 사업화 기대감도 크다. 규제 개선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의지는 이달 초 로보티즈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한 바 있다. 한 총리는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안전성 확인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규제샌드박스 승인 부가조건 완화와 법령 개정을 통한 보도 통행 허용 등 규제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보티즈는 다이나믹셀과 감속기 등 로봇 관련 핵심 부품을 통한 안정적 실적 기반 외에 자율주행 로봇이라는 성장 재료를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3년 새 영업손실을 내고 있으나 이르면 내년 턴어라운드도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매출 340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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