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정상화, 일주일 정도 걸려
레미콘·철콘도 내달 파업 예고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하면서 산업계가 한시름 놓게 됐지만, 건설현장은 여전히 ‘초긴장’ 상태다. 레미콘, 철근과 같은 핵심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건설 현장의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이 먼데 레미콘·철콘 노조가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하면서 셧다운(공사중단)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4일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파업 후유증이 남아있다. 상당수 건설현장에서는 레미콘 등 핵심 자재 수급이 막혀 골조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건설현장의 경우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할 때 정해진 물량의 콘크리트를 한 번에 부어야 작업이 끝난다. 콘크리트가 부족하다고 나중에 다시 붓는 식으로 공사를 이어갈 수 없다.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기 전에 작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레미콘 생산업체 관계자는 “원자재가 없어서 앞으로 일주일 정도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며 “파업 기간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레미콘 공장이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레미콘·철콘 노조가 추가 단체행동을 예고해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차주 중 90% 가까이 속해있는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레미콘사에 기존 5만6000원인 운송료를 7만1000원으로 26.7% 인상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7월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레미콘운송노조 관계자는 “5월부터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네 차례에 걸쳐 발송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경윳값 폭등으로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불응하면 다음 달부터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철근콘크리트 업계도 20% 상당의 하도급 대금 증액을 요구하며 불응 시 셧다운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공사비 증액에 비협조적인 현장에서는 7월 11일부터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406개 건설현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골조업체와 건설사의 갈등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철물, 각재 및 합판 등의 자재비가 50%가량 오르고, 인건비 역시 10~30%가량 올라 하도급 대금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는 공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는 게 수도권 철·콘연합회의 주장이다.
최근 건설현장을 둘러싸고 파업이 잦아지면서 건설업계는 공기가 늦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기가 지연되면 지체보상금, 입주지연보상금 등을 지급해야 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다 보면 안전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