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신흥시장...아르헨티나 디폴트 위험 고조

입력 2022-06-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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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국가위험지수 18개월래 가장 높아
아시아 채권시장도 투자자 손절에 부진
터키 CDS 프리미엄 19년만에 최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3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머리를 감싸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안고 있는 신흥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터키, 아시아 신흥국 주요 시장이 최근 지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 주가지수인 머발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했고 디폴트 가능성을 반영한 국가위험지수는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여파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면서 장외국채지수는 2% 가까이 내려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년간 약 1100억 달러(약 142조 원)에 달하는 민간 부채와 450억 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재융자했지만, 일각에선 지금처럼 경기 회복이 어려우면 다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시아 신흥국 채권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시장이 각각 5.1%, 0.5%의 수익을 올리는 동안 아시아·태평양과 중앙아시아 시장은 각각 0%와 마이너스(-) 2.9%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에 투자사 애버딘은 아시아 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했고 SEB그룹은 최근 아시아 채권 투자에 신중한 자세로 전환했다.

유지니아 빅토리노 SEB그룹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악화를 이유로 아시아 채권을 경계하고 있다”며 “아시아 내 수요가 여전히 회복 중이지만, 인플레이션은 그간 긴축을 머뭇거리던 중앙은행들까지 긴축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통상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후발주자로 합류하는 터라 시장에서 막심한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접한 중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연장으로 물가 압박은 배로 커지고 있다.

터키는 리라화 약세에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9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터키 5년물 CDS 프리미엄은 870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CDS는 정부의 디폴트에 보험을 드는 신용파생상품 중 하나로, 그만큼 투자자들이 국가부도 위험을 크게 본다는 의미다.

외환시장에서 5월 15리라 선에 머물던 달러·리라 환율은 현재 17리라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73.5%를 기록해 1998년 이후 최고로 집계됐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크데스카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커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 리라화 약세 등이 터키 CDS를 끌어올렸다”며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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