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문과생이 이과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에서 수학은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도 어려웠던 반면, 국어와 영어는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수학 모두 공통과목에서 어렵게 출제돼 선택과목 간 점수차도 예상된다.
9일 입시업체들은 이날 치러진 모평과 관련해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쉬웠으나 변별력을 확보했고,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등을 둬 선택과목 간 점수차 극복을 위해 노력한 시험”이라고 총평했다.
우선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특이한 구성이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 독서 4개 지문 중 2개 지문이, 문학 7개 작품 중 3개 작품이 EBS 수능 특강 교재와 연계됐다.
이투스는 “제시문의 독해 정도, 선택지 조합 등이 체감 난이도의 핵심이어서 학생에 따라서는 시간이 부족했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며 “화법과 작문 응시생 가운데에서는 선택과목 풀이에 예상과 다르게 시간을 쏟아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학사도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때 전반적으로 지문 난이도가 평이해졌다고 평했다. 공통과목에서는 독서 영역의 독서론과 인문은 평이했고, 과학과 사회 지문 난이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 진학사 관계자는 “EBS와 연계된 지문이긴 하지만 과학 지문은 정보량이 많았고, 사회(경제) 지문은 경제 용어가 많이 사용된데다 도표 등 보조 자료 도움이 없어서 내용을 이해하기에 까다로웠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학의 경우 변별력 있게 출제됐던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면서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자주 출제하던 형태인 도형의 이동과 관련된 통합형 문항은 출제 빈도가 낮았던 반면, 선택과목에서 ‘확률과 통계’는 문제 길이가 길어지고 3점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공통과목에서 고난이도인 22번이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이투스는 “공통과목에서 복잡한 계산보다 개념을 이해하는 문항을 중심으로 출제됐다“면서도 “미적분과 기하는 준킬러 문항을 중심으로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종종 있어 중위권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학사는 “6월 모의평가를 치른 학생 중 작년에 처음으로 시행된 통합형 시험을 경험한 재수생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체감 난도가 낮아졌다고 느끼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있을 수 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학생들이 많아 전반적으로는 어렵게 느껴진 시험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어는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독해에서 크게 어려운 지문이 없었고, 대의 파악과 세부 정보 파악 유형 문제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투스는 “어법에서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을텐데 그 원인을 찾아 이후 학습에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며 “순서와 빈칸 문제는 여전히 변별력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학습 초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학사도 “영어 지문과 어휘 등은 전반적으로 다소 쉬운 기조로 출제된 것 같다”며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끼는 ‘의미 추론’ 유형의 경우 작년 수능에 비해 지문의 길이가 짧아지고 해석이 다소 수월한 지문이 출제됐다”고 밝혔다. 다만 ‘빈칸 추론’ 유형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다소 어렵게 출제돼 현장에서 문제를 접한 학생들에게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대성학원은 “국어와 수학은 대체로 공통과목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소 어렵게, 선택과목은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공통과목에 비해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이는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를 줄여 유·불리 문제를 최대한 완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 측정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자 했다"며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