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늘어 저축은행 예금 연 이자 3.40%… 뭉칫돈 몰릴 듯
29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p)씩 최소 세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재 1.75%인 기준금리는 연말 2.50%로 0.75%포인트 높아진다.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포인트 뛰는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크게 높아졌다”며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연 2.25~2.5%로 보고 있는 건 합리적인 기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 원에 이른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의 77%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739억 원(1752조7000억 원×77%×0.25%)이나 불어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50%가 된다고 봤을 때, 작년 8월 이후 1년 5개월 간(총 8차례 금리 인상)늘어나는 이자만 26조9912억 원 가량(3조3739억 원×8)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0억 원, 6조4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각각 305만8000원(16만1000원 증가), 321만9000원(32만2000원 증가)으로 늘어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1년 5개월 사이 기준금리가 2.00%포인트(0.50→2.50%)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올라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7일 기준 연 4.048∼6.390% 수준이다. 작년 말(3.600∼4.978%)과 비교해 올해 들어 약 6개월 사이 상단이 1.412%포인트나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838∼5.14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338%포인트, 상단이 0.420%포인트 높아졌다.
수신금리는 계속 올라 예·적금 가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락한 주식과 가상화폐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권 예금으로 돈이 몰릴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동시에 신한은행(0.40%포인트). 우리은행(0.40%포인트), 농협은행(0.40%포인트), 하나은행(0.25%포인트)은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KB국민은행도 조만간 수신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이전부터 예·적금 금리를 올려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3.40%까지 올랐다. 저축은행 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복리) 최고금리는 연 3.40%, 평균 금리는 연 2.78%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금리 인상에 맞춰 수신금리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