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좋거나 나쁘거나…젤렌스키ㆍ푸틴, 나란히 ‘영향력 있는 100인’ 올린 타임의 이분법

입력 2022-05-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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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홈페이지

올해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이 동시에 올랐다. 잔혹한 침략자와 그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는 피해자가 나란히 순위에 오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간 타임지가 선정하는 이 명단에는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이 주로 선정됐으나, 21세기에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던 피투성이 전쟁을 일으킨 푸틴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했던 탓이다.

젤렌스키 항전의지에 세계가 주목

타임지는 지난 2004년부터 18년 동안 매년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해 발표해왔다. 올해는 ‘예술가(ARTISTS)’ ‘혁신가(INNOVATORS)’ ‘거물(TITANS)’ ‘지도자(LEADERS)’ ‘아이콘(ICONS)’ ‘개척자(PIONEERS)’ 등 6개 부문에 걸쳐 배우 시무 리우, 앤드류 가필드, 조이 크라비츠, 젠데이아,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100인을 선정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부당한 침공에 결사항전으로 대항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범 국가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동시에 세계 영향력 100인에 든 것에 대해 TIME 편집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펠젠탈은 “현재 시점에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영향력이 큰 양극단 리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가 침략하자 러시아가 노리는 최우선 목표가 자신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도 키이우를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밝히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보여준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강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거의 모든 국가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젤렌스키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것은 단순한 전쟁이라기보단,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철학과 이념을 지켜내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세계가 키이우의 전쟁 상황과 젤렌스키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전범 푸틴, 어쨌든 영향력은 최강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한 영향력이라면 푸틴 대통령은 정반대의 영향력으로 세계를 흔들고 있다.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파급력은 더 크다.

푸틴 대통령이 갑작스런 전쟁을 일으키면서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에너지 강대국인 러시아의 가스 수출 중단 사태로 유럽 국가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켰다. 국제유가는 어느덧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고, 이에 따른 전기 생산가격은 급등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다는 기존의 상식도 뒤바뀌었다.

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는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을 차지했다. 아람코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0% 넘게 급증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한 탓이다. 에너지 원가 상승은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 상승률을 더 악화시켰다.

전쟁으로 세계 밀 수출 5위권이던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이 불가능하게 되자, 밀가루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식량난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에 인도는 밀 수출을 중단했고,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식품·외식 가격도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갖가지 지원책을 통해 소매가격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푸틴이 일으킨 전쟁으로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푸틴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인물일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황동혁 감독 등 선정

우리나라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선정됐다.

타임지는 북한의 핵실험 재개 준비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전직 검사인 윤 대통령은 도전 과제를 떠맡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로서 전임자에 비해 강경한 대북 스탠스를 촉구하고, 취임식 연설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북한의 경제를 돕는 ‘담대한 계획’을 제안했다는 점에도 타임지는 주목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지도자 부문에 각각 2018년과 2013년에 선정된 바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지도자 부문에는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 각국 정치인들이 선정됐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거장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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