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바이든 통화 “미국이 먼저 요청…외교사에서 처음”

입력 2022-05-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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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출처=윤건영 의원실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21일 오후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 10분간 전화 통화한 것과 관련, 미국 측의 요청으로 통화가 성사됐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통화 당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대통령 옆에 배석한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23일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통화가 성사되기까지의 배경을 밝혔다.

최 전 차관은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그 직전 전임 대통령과 일종의 소통을 하자고 한 건 우리 외교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대선 전 미국 측에서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 우리가 ‘문 대통령 퇴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감사함을 표했고, 못 만날 이유도 없어 윤석열 정부와 정상회담 등 세부 일정이 정해지면 남는 시간에 두 분이 만나는 게 좋겠다고 수락했다”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워낙 방한 스케줄이 빡빡해 일정을 여러 번 조율하다가 목요일(19일)에 만남이 불발됐다”고 전했다.

최 전 차관은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께서 통화라도 하시고 싶었는지 금요일(20일) 전화 제안이 와 토요일로 통화 스케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 최 전 차관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안부를 나누었고, 문 대통령은 퇴임 인사를 재임 중에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좀 덤덤하지만 차근차근 말씀하셨고, 정확하게 2021년 5월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상기하면서 ‘코로나 시기에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했던 정상회담 행사였다’고 하는 등 그 기억이 많이 남으셨는지 그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최 전 차관은 당시 통화가 스피커폰으로 진행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현직이었을 때는 이어폰을 꽂고 했는데 사저에 그런 통화를 할 정도로 시설을 만들어놓지도 않았고, 퇴임 후 외교활동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스피커폰으로 했다”며 “요새 전화기가 워낙 좋아 음질 등에서 별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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