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인터뷰] ‘헌트’로 23년 만에 재회한 이정재‧정우성…“만감 교차”

입력 2022-05-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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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감사한 일이다. 시나리오 작업하기 전까지는 아니었는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후에는 해외 영화제에 진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칸영화제에 오고 싶었다.

▲이정재와 정우성.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칸영화제에 오고 싶었다는 이정재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힌트’가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헌트’는 19일(현지시각) 자정 뤼미에르 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고, 7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21일(현지시각) 칸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정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길게 박수를 받아보는 일이어서 너무 민망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다. 계속 박수만 칠 수는 없으니까 ‘우성씨를 한번 끌어안아야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정우성 역시 “처음에는 너무 길어져서 ‘언제 끝나지?’, ‘계속 박수를 쳐야 하나?’,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지?’ 등 여러 생각을 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관객들이 영화를 작업한 사람들에 대한 격려와 예우를 아낌없이 표현해주는 거 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며 “첫 상영을 칸에서 선보이게 됐고 반응이 좋아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간첩을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1999년에 개봉한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방황하는 청춘을 연기했다. ‘헌트’로 2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19일(현지시각) 자정 '헌트' 상영 직전 뤼미에르 극장에 등장한 이정재. (송석주 기자 ssp@)

정우성은 “서로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뭔가 둘만 즐기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서로 적당히 분위기에 맞춰서 하는 걸 지양하고 오히려 더 치열하게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이정재는 어땠냐는 질문에는 “성격이 워낙 꼼꼼하다. 어떤 결정 내리기 전에 이 판단 맞는지 계속해서 되새겨보고, 스태프들에게 자문을 구한다. 현장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감독인데 그걸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본 배우 정우성에 대해 이정재는 “너무나도 멋진 배우다. 이건 정말 많은 분이 아시는 거다. 근데 나는 우성씨가 친구이자 동료다. 그러다 보니까 더 욕심이 생겼다. ‘이정재가 정우성을 참 멋있게 찍었어’라는 소리를 꼭 듣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화의 만족도에 대해 이정재는 “최선을 다했다. 사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완성도를 높였을 것 같은데, 칸 출품 기간에 맞춰서 작업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정해진 시간과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재는 23일(현지시각) 오후 6시에 공개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관람한다. 이후 남은 외신 인터뷰와 칸영화제에 초청된 모든 부문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관련 일정을 마친 후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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