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美투자 효과로 韓 부가가치도 상승”

입력 2022-05-22 17:16수정 2022-05-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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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 부응
1년새 美투자 74억→105억 달러로 상향
자율주행ㆍAIㆍ로보틱스 등 신사업 속도
美 첨단시장 잡으면 글로벌 시장도 성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이후 총 105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계획을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소개를 받고 단상으로 나서는 정 회장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공격적인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공언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문재인 정부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중심으로 정책을 펼쳤다면 새 정부는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대대적인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 추진에 속도를 내는 한편, 우리 정부의 대미 정책 기조에 화답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05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결정의 배경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미래차 분야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하게 자동차 시장 규모만 따져보면 중국이 미국보다 1.5배 크다. 하지만 첨단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 특성과 자율주행과 AI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미국이 자동차 시장에서 단연 1위다.

배기가스와 안전기준 역시 미국이 글로벌 주도권을 쥔 만큼, 미국 현지에서 성공해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정설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지지를 얻으며 한국과 일본 차를 배척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국익을 우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생산 부품 비율을 60%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날 5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배터리 셀 공장을 함께 건설해 국내 관련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전기차 전용공장 추진 협약식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계획을 분기점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개발 등 미국에서 진행 중인 미래 사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낸다.

현대차와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은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이미 추진하고 있다. 모셔널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이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년에는 카셰어링 업체 ‘리프트’와 함께 미국에서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한다.

UAM 분야에서는 2020년 워싱턴D.C.에 UAM 독립법인인 슈퍼널을 설립해 전기 수직 이착륙 장치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슈퍼널은 기체 개발뿐 아니라 기존 교통망에 미래항공교통을 통합한 승객과 화물 플랫폼까지 개발한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선보이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항공교통 기체를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첫 전용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며 친환경차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전날 미국 조지아주에 약 55억 달러를 투입해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의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2025년 이 공장이 준공되면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22일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현대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도 요청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 대에서 2030년 602만 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1800만 대 규모의 자동차가 팔리는 미국에서 약 30%가 전기차로 채워지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대미(對美)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과 첨단 기술 확보에 나섰지만, 투자의 결실이 미국 내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정 회장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투자하면 한국도 같이 늘어나게 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제는 어디는 하고, 어디는 안 하고 이런 시대가 아니다”고 투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 투자하면 국내에도 고용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찾으면 한국에서도 찾아 같이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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