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美따라 금리 올리면 경기둔화 우려...독립적 통화정책 필요”

입력 2022-05-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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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개발연구원(KDI))

일시적 물가 상승 불가피하지만 향후 물가·경기 안정 기대
자본유출에 따른 환율 상승 수출기업 수익성 제고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이는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로 파급될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 나왔다.

KDI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물가 상승)을 용인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을 목표로 하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KDI는 16일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국의 정책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는 올해 3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P(포인트), 0.5%P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가속화는 고공행진 중인 인플레이션 상승 차단에 있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따른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의 급등 등으로 물가안정목표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8%대 중반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러한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맞춰 우리나라가 '금리 동조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과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각각 제기되고 있다.

금리 동조화 정책은 미국의 기준금리에 맞춰 한국의 기준금리를 조정함을 뜻하며, 결과적으로 환율이 안정되는 정책이다. 독립적인 통화정책은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국내 물가와 경기의 안정을 목적으로 삼는다. 현 상황의 인플레이션 대신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을 지향한다.

보고서는 금리 동조화 정책보다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이 한국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 경제에 경기 둔화가 그대로 파급되는 반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경우 일시적인 물가상승 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 초반에는 환율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금리가 낮은 원화가치가 점차 절상되고 수입물가가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상승의 경우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경기 상방 요인으로 작용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수요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아울러 독립적인 통화정책이 금리 동조화 정책에 비해 소비가 매 시점 0.04% 증가하는 등 사회후생 개선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한국 보다 금리 높으면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에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았으나, 대규모 자본유출과 외환시장 경색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만큼 급격한 자본유출 발생 가능성은 낮다"면서 "자본유출에 따른 환율 상승(원화가치 절하)으로 인해 일시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겠으나, 국내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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