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식 물가 잡기 정책 탄력받을 듯
파월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아무것도 작동 못 해”
미국 상원이 제롬 파월(69)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4년 임기 보장을 받은 파월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물가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파월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인준 투표를 진행, 찬성 80표, 반대 19표로 가결했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의 연임을 결정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부의장직 등 다른 연준 위원 후보들 인선 논란이 불거지면서 파월 연임 인준안도 지연됐다.
이번 인준안 통과로 파월 의장은 향후 4년간 미국의 통화 및 금융 정책을 책임지게 됐다. 특히 이번에 압도적인 표 차로 인준을 받은 만큼 파월 의장의 물가 대응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월은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8년 2월 연준 의장직에 올랐다. 그는 2020년 3월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하자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채권 매입 등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단행하는 과감함으로 위기 극복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준안이 통과된 이날 파월 의장은 라디오 방송인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연착륙'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착륙이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면서 고용시장도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 연착륙은 지금으로선 몇 가지 이유로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4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인 인플레이션 잡기가 파월 의장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2개월간 8%대(전년 대비 기준)를 유지하며 1980년대 초반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파월은 이날 방송에서 “현재 고용시장의 공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태기 때문에 임금이 올라가고 있다”며 “공격적인 긴축 뒤에 간혹 따라오는 침체를 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건 도전적인 과제다. 쉽지 않다"며 "누구도 물가를 잡으면서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도달하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물론 우리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면서 경제는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 즉 고용시장은 상당히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우리가 정말 할 수 없는 일은 물가 안정을 회복시키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며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는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고,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가 누구를 위해서도 돌아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