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국산화율 고작 14%…원재료 확보에 취약한 ‘K배터리’

입력 2022-05-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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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배터리 소재 광물시장 동향 및 전망’ 발간
국내 배터리업체 저조한 국산화율에도 자원개발 소극적
韓, 수입 의존하는 사이 中은 국산화율 55~70% 달성

▲체코 치노베츠의 한 광산에서 2017년 3월 22일 광부가 리튬 광석을 집어들고 있다. (치노베츠/AP뉴시스)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원을 무기로 한 각국의 배터리 소재 확보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의 소재 국산화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해외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배터리 소재 광물시장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소재 부문의 K배터리 국산화 비율은 평균 1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원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배터리 업체는 기술력과 사업 확장으로 세계 배터리 시장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 부문은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배터리 4대 소재 해외 의존도는 평균 63.9%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양극재 50%, 음극재 77.6%, 분리막 61.5%, 전해액 66.3%다. 양극재는 2019년 47.2%와 비교해 의존도가 더욱 상승했다.

중국은 55~6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배터리 산업이 성장하는 동시에 국가 전략 차원에서 원자재 확보를 위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광산업체들은 자국의 배터리용 소재 수요를 충족할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해외 광산 지분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공급 시장에서 간펑리튬과 티안키리튬 등 중국 업체의 비중은 65%에 이른다. 중국의 주요 배터리 원자재 업체들은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 리튬 광산을 소유한 영국·네덜란드 채굴 업체를 인수하는 등 광산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니켈 광산 역시 60%가량을 중국 업체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배터리 주요 소재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극재 57.5%, 음극재 67.8%, 분리막 53.4%, 전해액 71.8%였다.

문제는 저조한 국산화율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가 핵심소재 원료가 되는 광물자원 개발에 이제 걸음마를 뗐다는 점이다. 광물 확보의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소재 확보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 선임연구원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배터리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 중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배터리 광물자원 수요 증가 충족을 위해 신규 공급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해외 자원 개발 역량은 매우 취약하고 10년 가까이 활동이 사실상 정체돼 있었다”며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해외 광물 자원 개발 부문에서의 협업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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