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발 ‘식용유 대란’, 전 세계로 확산…영국, 구매 2~3개로 제한

입력 2022-05-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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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그리스, 터키, 벨기에 등도 제한
우크라이나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
WTO “코로나19와 전쟁으로 교역량 줄어”
FDF, 가격 상승이 소비자 부담으로

▲4월 23일(현지시간) 모두가 식용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1인당 식용유 구매가 3개로 제한된다는 사인이 영국 애쉬포드의 한 슈퍼마켓 식용유 매대에 붙어있다. 애쉬포드/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용유 공급이 제한돼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에서 소비자들의 식용유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해바라기유 생산이 마비되면서 가격이 치솟아 동아프리카 식량 위기는 심화되고 인도네시아는 식용유 수출을 중단했다. 영국에서는 식용유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이자 유럽의 곡창지대다. 러시아까지 더하면 이 두 나라는 전 세계 해바라기유 공급의 약 75%를 책임져왔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해바라기유 경작, 수확량, 교역량이 줄었고 상품 가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영국 대형 마트 브랜드인 테스코 매장에서는 식용유 구매 개수가 소비자 1인당 3병까지로 제한된다. 테스코와 비슷한 업체인 모리슨즈에서는 2병까지 허용된다. 영국의 고급 슈퍼마켓 웨이트로즈는 아직까지 공급업체들을 통해 대체 식용유를 구하고 있다.

케이트 할리웰 영국 식음료연맹(FDF) 최고과학책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공급망을 위축시킨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용유 같은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상승시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부 상승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NYT는 영국의 판매업자들은 소비자들에게 가격 상승의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팜유나 콩기름, 유채유 등으로 대체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 유채유의 경우 주로 바이오연료로 쓰였지만 3월 발표된 식물성기름정제업체협회(FEDIOL) 보고서에 따르면 식용으로도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영국이 수입하는 해바라기유의 83%를 우크라이나가 책임지는 만큼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식품표준국(FSA)은 “식품업계에서는 영국 내 해바라기유 공급이 몇 주 안에 바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재를 빨리 시장에 공급하려는 과정에서 문제도 발생했다. 3월 영국 식품표준국(FSA)은 일부 업체들이 라벨을 해바라기유에서 유채유로 미처 바꾸지 못한 채 식품이 유통됐다고 밝혔다. 에밀리 마일스 FSA 최고경영자는 “해바라기유로 제조된 식품들을 명확히 표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유채유 알레르기 위험은 매우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스페인, 그리스, 터키, 벨기에 등의 슈퍼마켓 체인점에서도 식용유 구매가 제한되고 있다. 또 노르웨이 슈퍼마켓 체인 기업인 레마100은 환경적 이유로 수입을 금지했던 팜유 수입을 고려하고 있다. 덴마크 계열의 한 판매업체는 영국 기업과 유사하게 소비자들에게 식용유 구매 가능 개수를 3개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해바라기유 부족의 여파로 식품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롭 맥키 미국제빵협회(ABA)는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유, 인도네시아의 팜유처럼 제빵사들이 주로 거래하는 3대 식용유 수출국 중 2개국이 완전히 엉망이 됐다”며 “정부에 콩기름 재고를 바이오연료가 아니라 식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할리웰 최고과학책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전 세계 해바라기유 거래량의 약 25%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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