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곡물값 오른다고?”…그래도 사료주 투자는 안돼요!

입력 2022-04-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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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지부진하던 국내 증시에 한 줄기 희망이 나타난 걸까요. 최근 굉장히 핫한 종목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사료주’입니다.

사료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료용 곡물의 가격 상승분이 사료 판매가에 반영되면 사료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겨 사료주가 급등한 것이죠.

실제 한일사료는 이번 달에만 242.31% 폭등했고, 현대사료는 연초 저점 대비 939.73% 폭등해 개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식품 관련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샘표·신송홀딩스·사조대림 등 식품주 대부분이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미가 당길만한 상황입니다. 이에 ‘묻지마 투자’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며 사료주를 “일단 매수하고 본다”는 식인 것이죠.

하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료주 같은 테마주는 단기 변동성이 높아 투자 손실을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핫한 '재료'를 포기할 순 없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사료주 투자 전에 알아야 할 사실과 투자 요령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사료주 투자, 조심해야하는 이유

여전히 널뛰는 곡물 가격만 보고 사료주가 계속 오를 거라고 예측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하지만 기대감은 기대감일 뿐,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높아진 곡물 가격이 사료 회사에 부담을 줘 매출 성장세가 꺾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현대사료의 경우 곡물 가격이 직접적인 실적 호조로 이어지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 4일 1만3520원이었던 현대사료 주가는 곡물 가격 상승으로 6개월 후 1만78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료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억2529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습니다. 즉 기업 실적이 발표되기 전까진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사료주의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지금 이 급등세가 사람들의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 사료 기업의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것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거품이 꺼지면 고평가된 주가가 기업 실적에 맞춰 폭락할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사료업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료주를 쓸어 담고 있는 매수세에 휩쓸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6일 매매거래가 정지된 한일사료.(출처=네이버 증권 캡처)

이 같은 상황을 한국거래소에서도 인지하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20일과 26일 한국거래소는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한일사료의 매매거래를 정지 했습니다. 또 현대사료에는 투자주의가 아닌 투자경고를 바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막연한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사료주 장세가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국내 사료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따져보고 개별 종목의 실적을 꼼꼼히 짚어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밀 저장고(AP/연합뉴스)

적절한 투자법은?...사료주 대신 ‘이것’

그렇다면 사료주 투자를 대체할 투자처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사료주가 뜨는 이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사료주가 오르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로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곡물 가격 상승'입니다.

그렇다면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곡물'에 투자하면 되겠죠. 테마주인 사료주 보다는 불확실성을 더 많이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곡물'에 투자한다니, 감이 잘 오지 않으시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해외 농산물 선물 거래를 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거래하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것을 뜻합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도 국내 증권사를 통해 전 세계 주요 선물 거래소에 상장된 농산물에 직접 투자할 수 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이 부셸(25.4kg)당 8.0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8달러를 넘긴 건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곡물 값이 계속 오른다면 확실한 투자처가 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해외 선물 거래는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겐 접근성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또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 변동이 크고, 원금 손실 위험도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합니다.

해외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국내 곡물 관련 금융 상품에 간접투자 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F는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과 ‘KODEX 3대농산물선물(H)’, ‘KODEX 콩선물(H)’ 등 총 3종목입니다. TIGER는 옥수수, 콩, 밀, 설탕 등에 투자하고, KODEX는 옥수수, 콩, 밀에 투자합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습니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기준 KODEX3대농산물선물의 수익률(32.19%)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당분간 곡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 것으로 보여 앞으로 수익율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 사태가 지속될 경우 곡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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