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검수완박 인정 안해"…민주당 내부서 '좌초 전망' 나와

입력 2022-04-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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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검찰조사 통지해야 정신 들 것" 한 민주당 의원 불만
靑 출신 의원 "無의견에 강성의원 불만…文, 부담스러울 수밖에"
필리버스터 막으려면 내달 4일 회기 당기고 쪼개야하지만
"靑 의지 언론법도 안됐는데…박병석 도움 받기 쉽지 않을 것"
文, 절충안 통과 전까지 중립…"도와달라? 거부권? 삼권분립 어긋나"
이에 김해영·조응천 공개반대하기도…"혼란·공백 누가 책임지나"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결국 좌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있어서다.

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혁신법안(검수완박)을 인정 안하겠다고 한다. 1년 후 한동훈(법무부 장관 후보자)이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통지가 갈 거다. 정신이 확 들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가 검찰개혁 법안을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올렸는데, 국회 논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 나와서 글을 내렸다"고 말했지만, 청와대가 소극적인 입장만 취하는 건 사실상 '암묵적 반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김오수 검찰총장과 만나서도 "국민을 위한 입법"을 언급했다.

청와대 비서실 출신인 한 의원은 19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청와대가 당에 물밑으로도 아무 의견을 내지 않는 건 맞다. 이철희 정무수석도 아무 언급도 않는다. 그렇다 보니 강성 의원들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가 참모진이어도 (임기 말인)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지원 없이는 검수완박 본회의 의결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담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할 때 청와대가 물밑에서 적극 의지를 표했다. 그럼에도 논란을 못 이겨 안됐다”며 “지금은 청와대가 힘을 실어주고 있지도 않고 논란도 많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더 어렵다. 때문에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막으려면 4월 임시국회 회기를 당기고 쪼개야 하는데 박병석 국회의장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뉴시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는 내달 3일, 4월 임시국회 회기는 내달 4일이다. 의사일정을 바꿔 회기를 당기고 2~3일 단기 임시국회를 열어야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윤석열 정부 출범 전에 법을 공포할 수 있다. 박 의장과 민주당이 ‘입법독주’ 비판을 감수해야 가능한데, 문 대통령의 뒷배 없이는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검수완박 실현은 문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이 촉구하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법안이 국무회의에 오르기 전까지는 중립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18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의를 반려하고 면담에 응한 것도 여야와 검찰의 원만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원론적인 당부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입법의 시간’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에서 정리를 해야지,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거나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는 건 삼권분립에 어긋난다”며 "문 대통령이 김 총장과 사의를 반려하고 면담한 건 검찰뿐 아니라 국회에도 협의를 당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논의가 끝나야 한다. 여야와 검찰 간에 이견이 있으니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거고, 거부권은 위헌과 같은 요건이 분명해야 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민주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검수완박이 당론이라곤 하나 심히 우려된다. 형사사법체계에 대대적 변화를 가져올 법안을 의석수만으로 밀어붙이는 건 큰 혼란과 수사 공백을 가져올 것인데, 혼란과 공백은 누가 책임지나”라고 따졌다. 조응천 의원도 당에 보낸 친전을 통해 "법안 내용 중에는 (당론 채택) 의원총회에서 논의되지 않았거나 보고 범위를 벗어난 내용이 포함돼 있고, 결국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갈 우려가 있는 내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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