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의 ‘초파리 돌보기’가 문학동네에서 주관하는 2022년 제1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8일 문학동네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출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솔아는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 2015년 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상작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 ‘돌봄’, ‘일의 가치’ 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소설에는 초파리 돌보는 일을 했던 엄마 ‘원영’과 소설가인 딸 ‘지유’가 등장한다. 급식실 조리원, 외판원, 마트 캐셔 등 다양한 일을 했던 원영. 그는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과학기술원에서 실험용 초파리를 키우는 일을 하게 된다.
실험용 초파리가 세계 곳곳에 수출되면서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던 원영은 갑자기 원인 모를 병을 앓게 된다. 때마침 정권 교체로 국가 지원금이 끊기면서 실험동은 폐쇄되고, 원영은 직장을 잃게 된다.
지유는 엄마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로 한다. 그런 지유에게 원영은 “원영이가 깨끗이 다 나아서 건강해지는 결말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지유는 원영의 소원대로 “이원영은 다 나았고, 오래오래 행복하다”의 문장으로 소설을 끝맺는다.
소설에 대해 박서양 평론가는 “비록 지유의 소설은 해피엔드로 끝났지만, 동화의 익숙한 문장으로 종결되는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여전히 머뭇거리게 된다”며 “이 정해지지 않은 결말은 독자와 텍스트의 관계, 소설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다시금 낯설게 만들며 우리를 다양한 해석 가능성 앞으로 인도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누군가는 원영이 쾌유했다는 사실을 믿으며 그로부터 희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원영이 여전히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완치되기를 바랄 것”이라며 “결말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은 한편 원영이 정말로 쾌차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구심점 삼아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고 말한다.
‘초파리 돌보기’는 평생 다른 누군가의 삶을 돌보며 살았던 원영이 돌봄의 대상자가 되었을 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나아가 온전한 자신의 시간과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는 엄마(과거 세대)의 애환을 딸(후속 세대)이 보듬는다는 점에서 여성 연대서사로 읽히기도 한다.
박 평론가는 “일생 동안 다른 이를 보살펴온 이가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그것은 아마 실험실에서 가장 작은 개체인 초파리의 세계를 돌본 원영의 마음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젊은작가상은 한국문학의 최신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정보라의 ‘저주 토끼’와 함께 이번 부커상 1차 후보작으로 선정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역시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엮은 연작소설이다.
다음은 이번 젊은작가상 수상작.
김멜라 ‘저녁놀’
김병운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김지연 ‘공원에서’
김혜진 ‘미애’
서수진 ‘골드러시’
서이제 ‘두개골의 안과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