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수혜’ 이어 ‘슈퍼 사이클’까지…조선株 훈풍 계속된다

입력 2022-04-13 14:16수정 2022-04-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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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현대중공업 41%↑ 현대미포조선 18%↑
"1분기 발주, 이미 연간 목표 대비 41% 달성"
1분기 수주 실적, 선가 상승에도 7년만 중국 앞서
LNG선 수요 당분간 지속, 최근 원화 약세도 호재
현재 2025년 인도물 수주…세대교체기 맞물릴 가능성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주의 주가가 최근 증시에 불어닥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꿈틀대고 있다.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신조선가도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발주 수요가 꾸준히 받쳐주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고, 현재 인도물량이 3년 뒤 ‘슈퍼사이클’과 맞물리는 만큼 당분간 훈풍이 이어질 거란 관측을 내놨다.

13일 오후 1시 42분 기준 현대중공업은 전날 대비 3.86%(5000원) 오른 13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현대미포조선은 전날 대비 6.41%(5000원) 오른 8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중공업(5.41%), 한국조선해양(5.72%)도 동반 상승세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글로벌 긴축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최근 조선주들은 조금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현대중공업은 41%, 현대미포조선은 18% 가량 올랐다.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도 연초 이후 부진하던 주가가 지난 2월 대비 약 13% 뛴 상태다.

◇1분기 이미 연간 목표 41% 달성…수주 실적 글로벌 1위

▲자료=DB금융투자

올해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가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을 나타내자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5개 조선소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가 대폭 늘면서 1분기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는 게 DB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이미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373억 달러의 40.9%(152억 달러)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조선사별로 보면 올해 연간 수주 목표 대비 1분기 말 달성률은 현대삼호중공업이 90%에 달했고, 이어 대우조선해양(47%), 현대미포조선(42%), 현대중공업(26%), 삼성중공업(25%)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

1분기 수주 실적이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쾌거도 이뤘다.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3월 전세계 발주량은 51%로 1위다. 한국 조선업의 1분기 수주 실적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표준선환산톤수·259척)의 49.7%(457만CGT·97척)로 1위에 올랐다. 7년만에 1분기 수주 규모에서 중국을 앞지른 것이다.

특히 선가가 상승했음에도 중국 조선사 대신 국내 조선사를 대거 선택한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조선사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신조선사 지수는 꾸준히 오르면서 올해 1분기 157포인트(p)까지 상승한 상태다. 전년동기(130포인트) 대비 약 20% 높은 수치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가의 지속적인 상승과 함께 발주세가 이어졌다는 점은 기존 예상보다 발주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현재 업계의 컨센서스는 넉넉한 수주 잔고 덕분에 공격적인 수주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연간 수주 실적의 달성률이 높아지는 것은 그 효과를 배가시킨다”고 전했다.

◇러 제재발 LNG선 수요↑·환율 수혜 …“선박 세대교체 사이클 온다”

▲자료=DB금융투자

연간 수주 목표 대비 1분기 수주 달성률이 높은 만큼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은 올해 매출에 반영되는 재작년 수주 흐름이 좋지 않았던 만큼 시장 컨센서스 대비 하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수주 업황이 재료비 부담을 충분히 전가시킬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발주 강세가 뚜렷한 LNG선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거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할 거란 관측이 점차 현실화 되면서 LNG선 수요가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그동안 가격면에서 매력도가 높았던 가스관 대신 LNG선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송에 선호도도 높다는 분석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수주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가운데 상선 발주 전망이 밝다”며 “천연가스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늘고 LNG 형태로 운송이 주도하는 만큼 국내 조선산업은 든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도 조선사들에 유리한 환경이다. 조선사가 선주와 수주계약을 미국 달러로 체결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엔 수주 시 통화선도헷지를 100%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케이프투자증권

2025년부터 선박 세대 교체 사이클이 찾아올 가능성이 점쳐지는 점도 호재다. 선종별로 평균 폐선 수명이 약 25년인 점을 감안하면 2000년부터 시작된 선박 인도 사이클이 2025년부터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2025년 인도물을 수주하고 있는 조선사들이 올해 연간 가이던스 레벨의 수주 실적을 달성한다면 내년부터는 2026년 이후 인도 물량을 수주할 것”이라며 “2026년 이후 인도될 물량들은 과거 조선산업의 초호황기에 건조된 선박들의 교체 수요 물량인 만큼 과거 2000년대 중반 시작된 슈퍼 사이클의 물량이 업황을 이끌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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