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소상공인 연장 대출 부실 위험 커졌다

입력 2022-04-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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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부실 잠재위험 시나리오 분석…저축은행, 시중은행보다 건전성 지표 악화 가능성 커

저축은행의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 중인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한 부실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대출 자체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민감업종의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6일 한국신용평가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재연장에 따른 실질 자산 건전성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은 올해 상환유예가 종료된다고 가정할 경우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3%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코로나19 직전보다는 2.1%포인트(p), 작년 9월 대비로는 3.2%p 상승한 수치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의 건전성 지표 예상치보다 더 크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9년 대비 0.9%p, 작년 9월보다 1%p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이 다른 업권보다 상환유예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분석한 배경에는 원리금 상환 유예 비중이 있다.

일반적으로 원금과 이자에 대한 상환유예의 경우 만기 연장과 달리 유예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상환 원리금이 누적된다. 차주가 상환 능력이 있다면 가급적 상환을 하거나 만기 연장을 선택할 유인이 큰 만큼 부실가능성 측면에서 만기연장보다는 원리금 상환 유예가 잠재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은행의 경우 작년 말 만기연장 대출 비중이 96%를 차지하고 원리금 상환 유예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올해 1월 말 기준 원금상환 및 이자 상환유예 비중이 53%에 달했다.

이는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원리금 상환 유예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잠재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또한, 저축은행에서는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등 코로나19 민감업종의 대출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에는 은행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민감업종의 대출이 증가했으나, 작년부터는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불가한 중·저신용자의 차주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코로나19 민감업종의 대출 성장률은 저축은행에서 25%를 기록했지만, 시중은행은 11%에 그쳤다.

특히 저축은행은 코로나19 민감업종 대출 중 부실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평가되는 개인사업자 비중이 다른 업권 대비 25%p 높았다.

다만, 연장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곧바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2020년 이후 빠른 외형성장이 지속되면서 자기자본 확충 상당폭 이뤄졌고, 코로나19 이후 개인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서도 큰 폭의 대출성장이 이뤄지면서 위험가중자산 대비 대손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신평 관계자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연장대출 축소가 필요하다”며 “차기 정부에서의 상환유예 추가 연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연장 대출이 현재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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