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기본예탁금 낮추기 효과 없었는데…폐지한다는 금융당국

입력 2022-03-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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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코넥스 시장에서 기본예탁금이 전면 사라질 예정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부터 기본예탁금을 두 차례 낮췄지만, 거래 금액은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문가는 기본예탁금 폐지가 코넥스 시장의 흥행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넥스란 코스피, 코스닥에 이어 2013년 국내에서 3번째로 개장된 장내 주식시장이다. 코넥스는 기존 시장과 달리 초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중심이다. 중소기업이 곧바로 코스닥에 상장하기 어려울뿐더러 상장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것을 고려해 그 전 단계인 코넥스를 신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코넥스는 코스닥보다 진입 요건과 공시 부담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었지만 투자는 활발하지 않았다. 상장 첫 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억 원으로, 당시 코스닥은 이 금액이 1조6385억 원이었다. 코스닥보다도 작은 기업들이 모여있어 불안정하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본예탁금이 3억 원은 있어야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기본예탁금은 일반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막아 이들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만든 제도다. 금융당국은 이 기본예탁금을 2015년 1억 원으로 낮춘 데 이어 2019년엔 3000만 원으로 설정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3000만 원인 기본예탁금을 오는 5월 전면 폐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선 두 차례 기본예탁금 인하가 코넥스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차 기본예탁금을 낮췄던 2015년 6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6억 원이었다. 다음 달 이 수치는 33억 원으로 늘었지만, 그다음 달엔 19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한 달 동안만 기본예탁금을 낮춘 효과가 유효했던 것이다. 기본예탁금을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춘 지 9개월인 2016년 3월에서야 일평균 거래대금 36억 원을 넘기며 2015년 6월 수준을 회복했다.

2차 기본예탁금 인하는 1차와 달리 한 달의 효과도 없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연이어 하락하기만 했다. 2019년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9억 원이었으나 5, 6월 25억 원, 7월 20억 원대를 기록하다가 8월엔 15억 원으로 10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거래대금은 기본예탁금 인하 11개월 후인 2020년 3월(30억 원)에야 2019년 4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코넥스 상장기업 수도 감소 추세다. 2017년 154곳이었으나 2018년과 2019년 들어 내림세를 탔고, 현재 상장된 기업은 129곳이다. 신규 상장도 2017년 29곳에서 점차 줄어 지난해 7곳을 기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신규로 들어와주는 게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며 “기본예탁금은 중요한 숙제를 하나 해결한 것이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기업엔) 코스닥 이전상장을 수월하게 하고, 투자자에겐 세제 혜택을 크게 주는 것 등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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