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회식도 돌아오나요” 사적 모임 인원 확대에 불안한 2030

입력 2022-03-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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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가 모습
2년 차 직장인 A 씨는 거리두기 완화 소식에 반가움보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회식 때문이다. A 씨는 최근 영업시간이 11시로 연장된 뒤 상사와의 술자리를 떠올렸다. 1차는 물론 2차까지 가도 시간이 여유로워 당혹스러웠다. 11시까지 술자리를 지키고 있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방역 수칙이 완화될수록 회식은 강화된다.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모두 풀린 뒤를 생각하자니 A 씨는 막막해질 따름이다.

오늘(21일)부터 사적모임 최대 인원인 6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동거가족이거나 아동·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포함됐다면 8명을 넘겨서 모일 수도 있다. 이번 조치는 전국 공통으로 적용되며, 백신 접종 여부도 따지지 않는다.

정부가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금지됐던 직장 내 회식도 부활할 조짐이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비대면 근무에 익숙해졌던 20~30대 직장인들은 사적 모임 인원이 확대되는 것에 회식 부활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스트레스가 겹쳐 우려와 반감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북창동 먹자골목에 음식점 간판들이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조치 강도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발표한 ‘코로나19 통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44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1%가 거리두기 방역 조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들이 거리두기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60.8%(복수응답)가 ‘불필요한 직장 회식 사라짐’, 55.8%가 ‘코로나19 감염 위험 감소’를 꼽았다. 이외에도 ‘과도한 음주 및 유흥 방지’(49.9%), ‘내키지 않은 모임 취소’(48.7%) 등이 높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거리두기 조치가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한다는 응답도 60.1%였다. 응답자 중 74.4%(복수응답)는 ‘쓸데없는 회식이 없어짐’을 직장생활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렇듯 직장인 대다수가 회식을 자연스레 꺼리게 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조직 문화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방역 조치 완화로 다시 회식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벌써 반감을 드러내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종로구 식당가의 한 주점에 영업시간 안내문이 붙어 있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간혹 점심 미팅도 미루는 상황인데 회식은 시기상조”라며 “꼭 해야 한다면 희망자들끼리 소수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식문화가 많이 바뀌길 바랐는데 다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코로나19 이전처럼 회식을 권장하거나 권유하는 문화가 앞으로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대 회사원 C 씨는 “회사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라인 비대면 회식을 하고 있는데 안전하면서도 충분히 친목을 다질 수 있었다”며 “방역 조치가 풀리더라도 온라인 회식이 이어졌으면 한다. 오프라인으로 회식이 코로나19 때문으로나 여러모로 두렵다”고 말했다.

정부 방역지침 완화에도 회식 금지 등 자체 방역지침을 고수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일부는 직원들 대면 회의와 회식을 금지하는 사내 방역지침을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업무차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전의 회식 문화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반강제적 회식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며 “업무상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참석 여부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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