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스크 있는데도…금리 인상 덕에 한숨 돌린 하나금융

입력 2022-03-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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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하나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의 법적 리스크에도 주가 타격은 받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주들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연초보다 12.75% 오른 4만7750원에 장을 마쳤다. 다른 금융주도 연초보다 상승세다. 1월 3일과 비교해 이날의 주가 상승률은 △KB금융지주 3.97% △신한지주 2.55% △우리금융지주 15.62% 등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42% 하락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함영주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법원은 함 부회장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금감원은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해외금리연계(DLF) 상품과 관련해 함 부회장에게 불완전 판매 책임이 있다며 문책 경고를 통보했다. 문책 경고는 중징계로, 해당 징계를 받은 임원은 금융사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함 부회장은 금융당국의 처벌이 과하다는 취지로 이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함 부회장이 패소하면서 하나금융은 법적 리스크가 있는 CEO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하나금융 회장추천후보위원회가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다. 일정대로라면 이달 2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함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풀이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올라 은행의 수익 구조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0.00~0.25%의 금리를 0.25~0.50%로 올렸다.

금융주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일곱 차례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이런 관측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된 위원들의 점도표에서 출발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중 다수가 올해 말 적정 금리로 1.75~2.00%를 제시했다. 이는 여섯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P)씩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하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향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이 예상된다”며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신용 위험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어서 은행 업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8~12bp(1bp=0.01%포인트)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모든 금융 지주의 이자이익은 견조할 수밖에 없다”며 “실적은 비이자이익에서 차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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