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양성, PCR 없이 확진 판정…"검사 수요 폭증 대응"

입력 2022-03-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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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일반병실에서 치료…중대본 "10일 뒤 정점…40만 명도 가능성"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의료체계를 전환해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하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추가 검사 없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4일부터 한 달간 병·의원에서 시행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상 양성자도 PCR 검사 양성자와 동일하게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7588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및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이 확인되면 보건소 등에서 추가 PCR 검사를 받지 않고 바로 진료·상담·처방이 이뤄진다. 60대 이상 양성자에 대해서는 바로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PCR 검사 역량이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양성 예측도는 상당히 올라갔다"며 "이에 따라 유행이 정점을 거쳐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향후 한달 동안 이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병·의원 1곳당 하루 평균 50건의 신속항원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수요 증가로 1곳당 검사가 100건까지 늘어나면 전국적으로 하루 70만 건의 신속항원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또 이번 조치로 60대 이상 고위험군은 조기에 먹는 치료제를 먹고, 백신 미접종 연령층인 11세 이하 소아도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은 "팍스로비드 처방은 60대 이상 고위험군의 중증·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60세 이상이 조기에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40대, 50대도 PCR 검사 없이 처방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CR 검사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전파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고, 감염취약시설과 확진자 동거가족 등 검사 우선 대상자 등 우선 검사 대상자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경우 우려되는 '위양성(가짜 양성)' 발생과 치료제의 부작용은 크지 않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정 팀장은 "팍스로비드는 굉장히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며 외국에서 보고된 부작용 빈도도 위약 대비 높지 않거나 더 낮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며 "나타난 부작용의 종류도 주로 경증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도 중증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집이나 선별진료소 등에서 직접 하는 신속항원검사의 결과는 인정되지 않는다. 개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병·의원을 찾아 전문가용 검사를 받거나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코 바로 안쪽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개인용 검사 결과는 인정하지 않고, 콧속 깊숙한 곳에서 비인두도말 검체를 채취해 양성 판정률이 95% 이상이 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상 양성만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뚜렷하지 않아 재검사가 필요하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과는 상이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사 판단하에 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무증상이나 경증 확진자는 앞으로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말부터 내과, 신경과 등 10개 병동에서 입원 중에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 무증상·경증 환자 17명을 음압병실로 이동시키지 않고 일반병동에서 관리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서 전날 수도권 종합병원장을 비롯한 의료계 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다른 병원도 코로나19 환자를 일반병실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했다.

이 통제관은 "오미크론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데도 기저질환 치료가 필요한 입원환자들이 다수 생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음압병실에서만 환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병동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더라도 병실료와 오미크론의 관련 치료비는 들지 않는다"며 "다만 기저질환 치료비용은 종전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일부의 본인부담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은 앞으로 열흘 정도라는 판단도 내렸다. 이 통제관은 "다음 주쯤 정점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때쯤 대략 29만5000명 내지 37만2000명 정도의 환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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