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마비 상태 빠진 러시아 물류…엄습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악몽

입력 2022-03-06 15:12수정 2022-03-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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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러시아 침공과 그에 따른 제재,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
EU, 러시아로 향하는 해로 차단…물품 운송 사실상 끊겨
국제유가, 침공 이후 20% 이상 폭등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5일(현지시간) 컨테이너들이 쌓여져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타스연합뉴스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제재 강화로 러시아 물류가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세계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원유와 곡물, 금속에 이르기까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악몽도 엄습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미 에너지와 곡물 가격을 상승시키고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발생시켰으며 러시아에 대한 전례 없는 제재가 이뤄졌다”며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전망도 불확실하지만, 경제적 결과는 이미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이에 따른 제재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미 물가 압력이 높은 현시점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유럽연합(EU) 각국 세관이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선의 항구 사용을 금지, 사실상 러시아로의 해로를 차단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세계와 단절되고 물동량이 정체되면서 세계 경제도 위축될 위기에 높였다고 진단했다.

네덜란드 세관은 1일 “러시아로 가는 컨테이너선 운항을 중지시켰다”며 “화물에 제재 대상 품목이 포함돼 있는지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의 터미널 운영회사도 러시아를 오가는 컨테이너 취급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물류를 담당하는 주요 항만은 발트해로 향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흑해 쪽의 노보로시스크, 극동 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 등이 있다. 러시아 항만 통계에 따르면 이들 3개 항만은 지난해 러시아 컨테이너 취급량 563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74%를 처리했다.

아시아에서 러시아로 운송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통해 먼저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 항구로 운송된 후 작은 선박에 다시 실린다. 유럽 항만이 화물을 다시 적재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러시아로 물품을 운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러시아 국민의 일상생활은 이미 선적 둔화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수입에 의존하는 디지털 제품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에서의 원자재 수출도 막히면서 세계 경제가 받는 충격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20% 이상 폭등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 7.4% 급등한 배럴당 115.68달러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하는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당 3.92달러로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3개 원자재 가격을 종합한 블룸버그상품지수는 지난주 13% 상승해 주간 기준으로 196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지금 1970년대 오일쇼크가 재연될 위험에 직면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난해 미국의 과도한 부양책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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