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크라 전쟁 위기 고조, 경제 비상대응책 급선무

입력 2022-02-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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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임박해지면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즉각 제재에 들어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지역에 미국인의 투자 및 무역·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행동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요 경제부처들도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현지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함께, 한국 기업의 피해 우려와 경제·금융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데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세계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으나 거래가 이뤄진 다우존스와 나스닥 선물(先物)은 큰 폭으로 내렸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일제히 추락했다. 우리 증시는 22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35% 하락한 2706.79, 코스닥은 1.83% 빠진 868.11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1192.7원으로 0.6원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현실화하면서 석유 등 에너지의 공급 차질 및 원자재 수급난이 가중되고, 세계 경제 혼란과 국내 산업계 전반의 심각한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국제유가부터 치솟고 있다. 이미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긴 유가는 전쟁 발발 시 1분기 내에 150달러 선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의 공급 위기 또한 가격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생산비중이 높은 알루미늄·니켈 등 각종 원자재, 또 러시아와 함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생산량이 많은 밀·옥수수·콩 등 곡물 가격도 급격히 오르는 추세다. 이미 공급불안이 뚜렷하다.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고, 그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가 원자재 수급난에 다시 가라앉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잿값의 급등에 따른 수입 부담으로 우리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째 계속 적자를 보이고 적자폭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이 지역 수출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무역적자 누적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최대 위기다. 당장에는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와 비축물자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 말고 뾰족한 대책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거시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덮치는 상황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불안해지고 있는 민생 물가의 비상한 대응책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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