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큰손들의 과감한 베팅

입력 2022-02-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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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 로블록스·로빈후드 등 고성장주 4억 달러 매수
소로스펀드, 전기차업체 리비안 주식 2000만 주 매입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9월 뉴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잇단 악재에 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최고 성적을 거둔 주식 가운데 고점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개미들이 ‘패닉 셀링’에 나선 사이 글로벌 큰손들이 ‘바이 더 딥(buy the dip, 저가 매수)’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들어 폭락한 기술 성장주들을 대거 매수했다. 지난 2주간 아크인베스트먼트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ARKK)은 메타버스 게임플랫폼인 로블록스, 모바일 결제업체 블록(옛 스퀘어),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등 고성장주를 4억 달러(약 4797억원) 이상 쓸어 담았다. 이들 성장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예고 여파로 큰 낙폭을 보였다. 로블록스, 블록, 로빈후드는 올해 들어 6주 동안 최소 25% 이상 하락했다.

ARKK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 대표적 수혜자였다. 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기술주 투자를 늘렸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재미를 봤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긴축 전환 움직임과 함께 분위기가 역전됐다. ARKK를 구성하는 전체 종목의 절반 이상이 올해 들어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연준이 긴축노선으로 기울면서 채권 금리가 올라 시장의 성장주들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현재 이익이 부진하고 부채 비율이 높은 신생 기술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한다.

이 같은 조정 국면에도 우드 CEO는 ‘혁신주’ 투자원칙을 고수했다. 우드 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그리고 혁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매우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에 도달해도 내가 선호하는 ‘슈퍼 성장주’보다 ‘성숙기에 접어든 성장주’에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투자회사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미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주식을 약 2000만 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로스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유가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리비안 주식 1983만5761주를 보유하고 있다.

리비안은 한때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작년 11월 16일 고점 대비 67%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공급망 문제로 연간 차량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데다 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친 영향이다. 리비안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9.07% 하락한 58.85달러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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