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될라…"정책금융, 자영업 생태계 고려해야"

입력 2022-0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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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자영업 생태계의 특성과 금융지원 방향' 연구 발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시행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시행 후 첫 주말인 19일 서울 명동 거리가 썰렁하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시 매출액과 임대료, 경쟁 점포 등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금융지원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존의 정책금융 지원은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나 사업 보전이라는 기능을 하는지 그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신용보증기금이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금융연구 ‘자영업 생태계의 특성과 금융지원 방향’에 따르면 자영업매출과 정책보증금액 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자영업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방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연구는 매출이 우수한 자영업자는 일반 금융권에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더 수월해 정책보증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판단, ‘자영업 매출은 정책보증금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다.

그 결과 정책보증금액이 자영업의 사업확장을 위한 레버리지(차입투자)로 기능하는지, 혹은 자영업의 사업 보전을 위한 구호(救護)적 지원으로 기능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쉽게 말해 정책금융 지원이 단지 자영업자의 금융 애로 해소나 사업의 유지와 사업 확대 등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현재 금융 지원은 포괄적이어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정책금융 지원 시 자영업자 생태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것은 매출액뿐만 아니라 임대료, 인건비, 대형종합소매점이나 온라인쇼핑몰과의 경쟁 등의 요인이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천편일률적인 자영업자의 신용평가 모형 대신 정부지원사업 참여 여부, 플랫폼 기업과의 거래 정보 등을 망라한 자영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금융지원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민간에서는 자영업 생태계를 고려한 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이 이뤄지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하나은행과 함께 주문 정보, 재주문율, 이용 기간 등의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만들고 있다.

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보증금액이 자영업의 사업확장을 위한 레버리지 역할을 하는지, 또는 자영업의 사업 보전을 위한 구호적 지원으로 기능하는지 중 어떠한 기능이 우세하냐에 따라 자영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향이나, 금융지원 수단의 활용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자영업을 위해서는 생태계적 관점에서 자영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특화된 정책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영업자가 생존하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된다면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한 만큼 자영업자의 정책금융 지원을 ‘고용’과 연계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에서 정책보증금액이 증가할수록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 수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확장을 하려는 자영업자 경우 정책금융이 비임금근로자 수의 증가를 유발하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업쇠퇴나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는 정책보증금액 부담이 가중되며 비임금근로자 수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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