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는 왜 계속 치솟을까

입력 2022-02-11 10:47수정 2022-02-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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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샌디에이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물가에 압력을 가하는 데다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CPI 7.5% 상승...40년래 최고치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했다. 전달(7.0%) 상승 폭을 넘어섰고, 시장 전망치(7.2%)도 웃돌았다. 1982년 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이고, 연간 기준 5개월 연속 상승세며 4개월 연속 6%를 상회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10개월 연속 웃도는 기록이기도 하다.

물가는 모든 품목에서 올랐다. 식품은 전년 대비 7%, 에너지 40%, 주거비 4.4% 각각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식품이 1% 상승하며 전체 상승률 0.6%를 넘어섰다. 전기료는 전월보다 4.2% 올라 200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거비 역시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2001년 이후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자동차 가격 상승 폭은 전월과 비슷했지만 전년 대비 12.2% 상승 수준으로 여전히 높았다. 중고차 가격은 전월과 전년 대비 각각 1.5%, 40.5% 상승했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전달 상승 폭에서 0.5%포인트 더 커졌다.

수요ㆍ공급 요인 동시 압박에 '퍼펙트스톰'

물가 급등세가 장기화하는 데는 ‘퍼펙트스톰’이 몰아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식품, 반도체 등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차질을 빚었다. 일손 부족, 항구 폐쇄, 기상 악화 여파로 공급망이 붕괴되면서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공급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유가는 기록을 갈아치우며 치솟았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3.47달러로 한 달 전보다 5%, 1년 전 대비 40% 뛰었다.

구조적 문제도 상황 악화 부추겨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하는 구조적 요인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첫째, 임금인상이다. 올해 1월 미국의 평균 시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상승률(4.9%)을 훨씬 웃돌았다. 미국 인력난 속 고임금을 요구하는 자발적 퇴사자가 늘면서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나선 영향이다. 작년 12월 기준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떠난 사람 수는 430만 명에 달했다.

둘째, 미래 물가 전망인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이다. 연준이 집계하는 물가 기대지수인 일반기대인플레이션(CIE)은 작년 4분기 2.08%였다. 1분기 2.02%, 2분기 2.06%, 3분기 2.07%로 계속 오른 것이다.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사람들이 상품 구입을 서두르고, 기업들은 구매 가격 상승을 전제로 가격을 올리면서 물가가 뛰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질 수 있다는 심리는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가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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