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30대 취업준비자 13.3% 늘어
#2학기째 졸업을 유예한 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최모(30) 씨는 요즘 다른 학생들과 함께 매주 취업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서류전형에 번번이 탈락하고, 원하는 기업의 공채 소식도 없어 속이 타들어간다. 최 씨는 "지원을 하고 싶어도 채용공고조차 뜨지 않아 막막하다"며 "이번 학기에도 취업하지 못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원이나 기관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한 사람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 청년 취업준비생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보다도 5.5% 늘었다. 청년층의 고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해석과는 거리가 멀다.
8일 이투데이가 국가통계포털(KOSIS)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취업준비자는 월평균 8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 명(6.3%) 증가했다. 관련 통계 조회가 가능한 2003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취업준비자는 취업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기관에 다니는 인구로, 취업시험이 없는 달에는 구직 활동 자체가 없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하지만 취업시험을 위한 준비가 근본적으로는 구직 활동에 해당하기 때문에 취업준비자 증가는 사실상 실업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취업준비자 대부분(88.4%)은 2030세대였다. 20~30대 청년 취업준비생은 지난해 월평균 74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9000명(5.5%) 증가했다. 이 중 20대는 57만4000명으로 2만 명(3.6%) 늘었고, 30대는 17만 명으로 2만 명(13.3%) 증가했다. 30대 취업준비자의 증가 폭이 컸던 것은 대학 졸업연령이 갈수록 높아지고, 공무원 시험이나 입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취업준비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인해 채용 자체가 감소하고 있고,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실상 취업을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8일 발표한 '2022년 채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의 경우 정규직 수시공채가 68.0%로 가장 많고 정규직 정기공채 28.0%, 채용연계형·체험형 인턴 4.0% 등이다. 최근 3년간 결과를 보면, 정기공채는 2019년 56.4%에서 올해 28.0%로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수시공채는 2019년 24.5%에서 2022년에 68.0%로 43.5%포인트(P)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