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소비나 가계대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소비를 제한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헀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인상 후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칠) 부채 리스크를 볼 때 일차적으로 저희들이 좀 들여다봐야 할 것은 소위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라며 "늘어난 부채의 75% 정도가 고신용자인 만큼 상환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차주는 좀 상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체 소비 흐름을 볼 때는 그렇게 뭐 전체 소비를 좀 저해하고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일문일답
- 민간소비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앞으로의 경제 흐름에 결국 소비 움직임이 상당히 중요해졌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고 또 진정되고 하는 수차례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차적으로 소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올겨울에도 다시 재확산되면서 지금 소비 회복세가 주춤해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다만 그 소위 기저에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제주체들이 감염병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는, 적응력이 과거보다는 높아져왔습니다.
서비스 소비는 물론 타격을 받고 둔화 위축돼있지만 그것을 재화소비가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여러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인해서. 그것이 소비 흐름을 뒷받침해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 국내 경제 회복세인지?
"수출 경향을 보면 수출 주력 품목인 IT 재화 수요가 글로벌 수요가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수출은 앞으로도 좀 저희 성장을 하나의 뒷받침하는 주요한 팩터가 될겁니다.
종합해보면 수출 호조와 소비의 기조적 회복 흐름에 따라서 국내 경제도 꾸준한 회복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늘 면밀히 지켜보면서 우리 경제 상황을 판단해가도록 하겠습니다."
- 설 전 추경 편성 논의 본격화로 적자국채 금리급등 우려 커지는 중인데. 시장금리로 이어질 가능성?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서 적자 국채가 발행된다면, 다른 여건이 동일할 경우 그 자체는 시장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실제 이제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국채 발행도 물론 큰 영향을 주지만 이외에도 국내외 경기상황이나 통화정책의 기조,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 여러 영향을 받을 겁니다.
저희들로서는 앞으로 추경을 편성할지, 규모는 어떻게 하고 재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면밀히 지켜보고 또 이 과정에서 시장과 소통하면서 저희들이 한번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늘 그랬듯이 시장금리가 크게 급변동한다면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 국고채 단순매입을 하는 등 안정노력을 적극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향후 추이?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이 있었습니다.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됐고 대출금리도 상승해서 그 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해 한 7월까지 매월 10조 원이 늘어났었는데요. 작년 4사분기 쯤에는 한 6조 원대로, 10월에는 계절적 요인도 더해지면서 큰 폭으로 둔화됐습니다.
주택가격의 오름세도 최근에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최근 수개월 흐름을 보면 가격상승 기대가 그전보다 많이 약화되면서 주택거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향후 전망은?
"소위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는 금융쪽 요인 외에 다른 요인도 상당히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런 둔화 추세가 계속 갈지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가계대출, 차주별 DSR 적용한다든가 강화된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금융권에서도 각 금융기관들도 가계대출 관리노력이 이어지겠습니다.
둔화 요인이지만 여전히 대출 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연말 요인이 사라지고 연초가 되면서 금융기관의 대출이 재개되는 만큼 증가세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택가격도 마찬가지로 금융요인 외에 주택수급이나 정부정책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주택시장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참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건 사실인데. 주택거래량도 같이 크게 감소한 점을 감안해보면 가격의 둔화 흐름이 정말 추세적인지 여부는 지켜봐야되겠습니다."
-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작년 금리인상을 진행하면서 부문별 회복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회복 흐름이 부문별로 다르기 때문에 거시경제 여건에 맞춰서 통화정책은 정상화해나가지만 균등하지 못한 회복세에서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지금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치와의 엇박자라든가 그렇게 볼 사항은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거시 통화정책은 거시 정책입니다. 큰 흐름, 경제성장ㆍ물가ㆍ금융 불균형을 보고 운영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의 나타나는 어려움은 다른 차원에서 해결해야겠다. 정부의 역할입니다."
- 코로나19로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금리 조절을 통해서 경기 변동이라든가 금융 불균형같은 위험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습니다. 경기가 침체돼있을때는 기준금리를 정상적인 수준보다도 낮게 운영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거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는 상황에서는 이보다 높게 운영해서 과열을 진행시키는 것이 바로 통화정책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잠재성장률 하락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도 물론 고려하지만 기본적으로 경기의 흐름, 인플레이션 상황의 변화, 또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이런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게 될 것입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최근 물가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원자재 수급차질 등으로 공급이 미치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상황은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지 않나 생각하고 있고요
우리 경제는 수출호조, 소비가 그래도 기조적인 회복흐름 이런걸 감안해보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기준금리 상승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9조 원 늘어났는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연간 9조 원 대의 이자상환 부담은 저희가 기준금리 세 차례 올렸고, 거기에 비례해 대출금리가 75bp 오르면 추가로 있게 될 부담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 소비 규모를 감안해보면 역시 크게 가계소비를 제한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해당 숫자는 그야말로 부채 사이드만 놓고 봤을 겁니다. 부채 규모에 금리 상승분을 곱한 수치입니다.
기본적으로 가계는 흑자 주체로 거기에 못지않은 자산도 갖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수익도 늘어납니다. 물론 취약계층은 이자상환부담이 있겠지만 전체 소비 흐름을 볼 때는 그렇게 뭐 전체 소비를 좀 저해하고 제약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촉발할) 부채발리스크라고 볼 때 일차적으로 저희들이 좀 들여다봐야할 것은 소위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입니다. 금융안정 차원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겠는지요.
저희가 그런 차원에서 이제 이걸 분석해보면 사실상 부채가 많이 일어났습니다만 거의 상당 부분이 소위 고신용자 중심으로 부채가 많이 늘었습니다. 4분의 3, 75% 정도가 고신용자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체율은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이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자본의 적정성이 상당히 양호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소위 금융안정 차원의, 금융시스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부채리스크가 촉발될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든 앞으로 인플레가 가속화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비해서 가계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겁니다."
- 관련한 대안?
"소득수준에 비해서 과도한 부채는 감축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금리 변동 위험에도 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변동금리 비중을 줄인다든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첨언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