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신규 계열사를 설립해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선다.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불닭 브랜드의 해외 매출 비중이 이미 내수를 앞지른 상황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밀레니얼 세대와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삼양식품은 지난달 30일 신설 법인 '아이엠애니'를 등록했다. 아이앰애니가 설정한 핵심 사업은 이커머스 사업의 확대, IT 정보통신 시스템의 강화, 불닭 브랜드 캐릭터 '호치'를 활용한 콘텐츠 및 지적재산권 사업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마케팅, IT부서 등으로 분산돼있던 인력을 아이엠애니로 통합해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아이엠애니를 통해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삼양식품이 보유한 자사몰 '삼양맛샵'을 더 키워 궁극적으로 해외 소비자들까지 자유롭게 드나드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해외 수요를 잡기 위해 기존에는 오프라인 현지 판로를 확대하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아이엠애니라는 자체 플랫폼 판매망을 구축해 온라인 판로를 늘리려는 청사진이다.
삼양식품의 젊은 행보는 아이엠애니의 사내 단독이사에 삼양식품 오너 3세인 전병우 이사가 이름을 올린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병우 이사는 1994년생으로 업계 내 최연소 임원이다. 2019년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전 이사는 지난해 6월 경영전략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전인장 회장의 횡령 혐의 이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임원 승진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강한 매출 구조도 이커머스 관련 법인 설립에 영향을 끼쳤다. 전체 한국 라면 수출액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최근 식품업계 최초로 3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불닭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상반기 기준 누적 수출액만 1조 원을 넘어서며 전체 매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해외 매출 비중이 약 58%까지 올라왔다.
불닭 캐릭터 '호치'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도 있다. 캐릭터 굿즈, 콘텐츠 등 지식재산권 사업이 핵심이다. 실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브랜드로 한단계 더 발돋움할 수단으로 대표 캐릭터 '호치'를 앞세워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호치 캐릭터를 활용한 수인물 유튜브 디지털콘텐츠 ‘평범하게 위대하게’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만 50만에 육박하면서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대상과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삼양식품은 두 번째 유튜브 콘텐츠 '불타오르게, 위대하게'를 추가 공개하며 콘텐츠 사업 행보를 잇고 있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 광고 '평범하게, 위대하게'의 후속편으로, 뮤지컬 애니메이션 형식을 빌었다. 아울러 불닭 캐릭터와 삼양63 캐릭터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스토리를 통해 삼양식품의 DNA를 이해하도록 스토리를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밀레니얼 오너 3세가 신규 법인의 핵심 멤버인 만큼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젊고 IT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앞선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기술을 적용해 새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