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이란 이유로 초등학생에 피해를 보고도 제대로 된 피해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 처벌법(촉법소년법)은 잘못되었다. 개정해달라’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작성자 경기도에서 무인문구점을 하는 A씨로 최근 도난 사고를 당했다. 금액은 무려 600만원으로 추정된다. 물건을 훔친 범인은 인근 학교의 초등학생들이었다. 범죄 행위만 약 30번을 넘어섰다.
A씨는 CCTV를 통해 해당 초등학생을 파악하고 하교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이 초등학생을 발견했다. 아이는 자신이 나오는 CCTV를 보고서야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아이들의 부모에게 손실 금액만 돌려받은 뒤 일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50%만 가능할 것 같다는 답을 받았다.
A씨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분명하지만, 고민 끝에 합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부모들은 이마저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피해 금액의 30%만 변제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이에 A씨는 “세상이 정말 무섭다. 피해자인 내가 사정하고 절도범 부모가 오히려 선심 쓰듯 흥정한다”라며 “경찰은 아이들이 만 10세가 안 되는 범법소년이라 형사처분을 할 수 없어 조사 자체를 하지 않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피해 사실확인을 해줘야 업주가 보험신청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미성년자라 안 된다며 민사소송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이 있느냐. 세상이 어떻게 변했길래 가해자인 미성년자는 보호하고 피해는 피해자만 고스란히 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아이들은 호기심에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해만 수백만 원이다. 어른이었으면 바로 형사처분이다. 부모들은 뭘 알아봤는지 이제는 합의할 노력조차 안 하고 있다”라며 “최소한 경찰에서는 조사해줘야 하지 않냐. 미성년자라 형사처분할 수 없으니 아예 조사 자체를 안 한다? 이건 미성년자 범죄를 부추기는 잘못된 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물건을 쓸어 담으며 CCTV를 확인하고 춤을 추며 미소까지 짓고 있는 그 아이들이 이젠 무섭기까지 하다”라며 “이제 가게는 문을 닫을 것 같다”라고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한편, 촉법소년이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범범행위에 대한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