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농업 분야는 농어민 상생회복 및 활력 제고를 위해 크게 다섯 가지로 예산이 편성되었는데 첫 번째는 농촌 공간 재조성, 두 번째는 탄소중립 경제구조 전환, 세 번째는 스마트·디지털 농업 가속화, 네 번째는 경영안정 지원, 다섯 번째 농업 분야 종사자 복지 확대이다. 이 중 몇가지 눈에 띄는 농업 분야 신규사업이나 예산이 증액된 사업들이 있다.
농촌지역을 쾌적하고 살고 싶은 공간으로 재생산하기 위한 농촌 공간 재조성 예산은 총 예산 규모는 322억원으로 2021년의 31억 원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였다. 농촌지역의 주거환경 정비 및 기초생활 시설 확충을 위해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하는 지자체를 기존 5개소에서 40개소로 확대하여 농촌공간 정비의 속도를 높이려고 한다. 농어촌 인구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규사업으로 ‘귀농귀촌활성화 통합플랫폼(76억 원)’을 구축하며 청년농 영농정착지원 대상을 18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하는 등 농촌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의 균형잡힌 발전을 꾀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다.
2050년 ‘탄소중립’ 경제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의 200억 원 규모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지원과 함께, 주민 이익 공유 방식의 공공형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1개소, 28억 원)이 새롭게 구축된다. 이익 공유 방식의 공공형 에너지 시설 구축은 실제 시설이 위치한 곳에서는 주민들의 갈등이 야기되어 시설의 수용성이 낮지만, 주민들이 직접 가축분뇨 에너지화에 참여하여 수익을 실현하고 나눔으로써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포용적 경제구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농업농촌RE100(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해 사용하거나 동일 전력을 생산) 실증지원’과 ‘저탄소에너지 공동이용시설’ 정책이 시행되는데, 농촌마을 에너지자립 모델 구축을 위해 마을발전소 및 가공·유통시설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대규모 온실단지 중심 재생에너지 공동이용체계를 구축하는 등 농축산업 분야의 저탄소화 및 탄소중립 경제구조로 전환을 위해 마을 단위 탄소배출 저감사업 지원이 실시된다.
4차산업 시대에 걸맞도록 데이터 기반 스마트 농업의 확산을 통해 농업의 스마트·디지털화가 지속된다. 특히 기존의 스마트팜 장비 보급 중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가의 맞춤 솔루션 서비스 제공으로 농가들이 농가 경영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임대형 스마트팜을 6개소 추가 설치하고 청년농 대상 장기 실습프로그램 참여 수를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농업의 스마트팜 확대와 디지털화로 기후변화와 고령화에 대응하고 노동집약적인 농업구조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농산물 유통 투명화와 생산자 및 소비자의 후생 향상을 위해 농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제도를 통하여 유통채널 디지털화가 이루어진다. 2022년에는 온라인 거래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300억 원 규모의 온라인 거래 결제자금 융자 지원이 신규로 이루어져,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농산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후생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이나 외국인근로자 기숙사 건립 및 건강보험 지원, 취·창업활동 지원 등 기존의 농업·농촌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농업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높여 포용한다거나 농촌용수 공급 및 배수 계통의 디지털화나 모돈이력제를 통해 방역을 향상시키는 등 농업경영안정화를 위한 정책 등이 이번 예산안의 핵심이다.
앞에서 서술한 농업 분야 예산의 방향에는 농업인들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600조 원의 거대 재정 시대가 열렸지만 위의 농업 분야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정부예산은 사실상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효율적인 지출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한다. 농업은 우리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산업이다. 농업 분야의 안정은 우리나라 국민의 기본권 안정과도 연관되므로 이 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예산 책정이 필요하다. 2023년에는 농업예산이 올해보다는 현실적으로 책정되어 농업 분야의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