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단, 재생에너지 보급체제 개편 작업 착수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공급을 본격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제약들 때문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보급 체제를 개편, 이를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공단은 우선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재생에너지 선도국가의 현황을 조사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등 대안을 마련해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공단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설비부터 전력 공급 등 보급 체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탄소중립 정책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18년 6.2%에서 2030년 30.2%로 올릴 계획이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발전소에 적용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 비율이 내년 12.5%에서 2026년까지 법정 상한인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보급이 미흡하고 산업 시스템도 미성숙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산간 지형인데 인구 밀도도 높아 재생에너지 사업을 키우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크다”며 “전력계통 불안정성 증가, 전력시장 유지, 전기의 질 저하, 전력 요금 상승 등 문제점들도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민간 업체들 특히, 태양광 업체들의 경우 폴리실리콘 등 주요 소재와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태양광 발전의 수익성마저 악화하고 있어 보급 확대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태양광 시장 조사업체 ‘PV인사이츠’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킬로그램(㎏)당 30달러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초 11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급증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가격도 2016년 16만 원대에서 올해 3만 원대로 급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산업 구조상 정부의 공급 계획은 사실상 달성 불가능하다”며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나 수익성 개편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