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대박 좇다 쪽박”…전문가가 본 비아파트 투자

입력 2021-1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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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보다 시세차익 크지 않고
환금성 떨어져…신중한 투자를"

▲인천시 서구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 외벽에 분양 완료 홍보물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최근 비(非)아파트 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하락 시 비아파트는 가격 방어가 어려운 만큼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대구 중구 동인동 센트럴대원칸타빌 오피스텔 전용 64㎡형 분양권 시세는 분양가보다 1500만 원 떨어진 2억6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중구 태평로2가 ‘힐스테이트 대구역’은 웃돈이 붙지 않은 ‘무피’에 등록된 매물들이 많았다. 인근 부동산업계는 “최근 웃돈이 많이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중대형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로 여전히 수천만 원의 웃돈을 얹은 물건들이 많지만, 예전처럼 과열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구 오피스텔 시장 약세는 입주 물량 폭증에 따른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지역에는 앞으로 3년간 최대 7만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구지역 아파트는 청약 마감에 실패하는 단지들이 속속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5일 기준) 대구 아파트값은 1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대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보합을 기록한 뒤 지난주 0.0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아파트 등 주택값 상승세가 주춤하면 비아파트 가격은 금방 약세로 전환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역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지금과 같은 비아파트 투자 열기가 금방 식을 수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아파트값이 최근 몇 년간 많이 올라 대체재로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당분간 늘 수 있다”며 “다만 지역 내 아파트 공급 초과가 발생하면 비아파트인 오피스텔은 매맷값은 물론 임대 수익률도 하락할 수 있으므로 지역별 공급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최근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전매제한 규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전매제한 조처를 내리면 즉시 전매가 불가능하다. 분양권 단타를 노리고 시장에 들어온 청약자는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제한 기준을 기존 100실 이하에서 최대 50실 이하로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오피스텔 전매 제한 기준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규제지역)에서 100실 이상 규모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에 한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비아파트 상품은 우선 처분해야 할 대상”이라며 “양도소득세 중과 문제 등 세금 때문이라도 오피스텔을 먼저 팔아야 해 매물이 주택보다 먼저 쏟아진다. 이 경우 매물이 쌓이며 가격이 주택보다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시세 차익 규모가 크지 않고 환금성도 떨어지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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