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미중 긴장완화…미국 의회 자문위, 대중투자 제한 권고

입력 2021-11-18 15:17수정 2021-11-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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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C, 대중 투자 규제 마련·중국 주식 매입 제한 등 촉구
미중 정상회담 후 이틀 만에 강경 입장 담은 보고서 발표
“중국 민간, 당국 방치 속 북한 핵·미사일 개발 간접 지원” 지적도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 화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 장면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 산하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정부가 중국과의 상업적 관계를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국가안보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SCC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와 관련한 규제를 마련하고, 투자자들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의회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대중투자를 심사하고 경우에 따라 이를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중간 긴장 완화를 목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이는 가까스로 양측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음에도 당분간 경제적 대립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WSJ는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對)중국 대응에 있어 직면할 과제를 재차 부각한 형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양국 정상이 지난 회담에서 보였던 입장 차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회담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국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탄압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USCC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은 미국 정부가 지난 2018년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USCC는 이러한 경제적인 의존 관계에 특히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에서는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통해 막강한 권위를 나타내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민간기업과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국영기업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미국 기업과 투자자는 사업·투자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참여가 공산당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좌우될 수 있으며, 규제 하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과 관련해 이번 보고서는 중국 당국의 방치 속에서 현지 민간 주체들이 북한의 무기 개발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SCC는 “중국의 민간 행위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이중용도 물품 획득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며 “또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체류하면서 자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용도 물품이란 군사용으로 쉽게 사용될 수 있거나 군사적 잠재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말한다.

또 USCC는 “디지털 위안화가 북한과 이란 등 미국 제재를 받는 국가들의 제재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한편 지난 2000년 설립된 USCC는 중국에 대한 강경한 시각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이 교체돼도 이런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오랜 수석 보좌관인 캐롤라인 바살러뮤가 위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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