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간 이후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수도권 중환자 병상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비상계획을 검토해야 하는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우려됐던 상황 악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0시 기준)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24명 늘어난 495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가 현재 의료체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500명에 육박한 수치다. 곧 위중증 환자 5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2125명 증가해 누적 39만9591명이 됐다. 지난 10일(2425명) 이후 1주일 연속 2000명대다. 사망자도 22명으로 연일 두 자릿수다. 누적 사망자가 3137명, 평균 치명률이 0.79%에 이른다.
중환자 병상이 아슬아슬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수도권의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61.7% 수준이지만, 서울과 경기·인천은 687개 가운데 523개가 사용중으로 가동률이 76.1%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의 하나인 75%를 이미 넘었다. 전담 의료인력도 고갈된 상태다.
고령층 위중증 환자 증가가 심각하다.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종전 20% 미만에서 30% 후반대로 높아졌고, 위중증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10대 청소년들의 확진자 증가도 심상치 않다. 18일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수도권의 전면 등교가 예정돼 있다. 학교와 학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확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18일 새로운 방역관리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의료체계의 여력이 있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동할 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최근 고령층의 백신접종 완료자들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급증하는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초기에 백신을 접종한 이들 연령층의 면역효과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중증 환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크다. 한계상황인 중환자 병상의 충분한 확보와 함께, 이미 부족한 전담 의료인력 문제의 해소가 발등의 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한 실효적 지원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병상의 여유가 있는 비수도권 지역으로의 환자 이송시스템도 보강해야 한다.
일상회복을 위해 완화된 방역조치를 다시 조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대상을 늘리고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급선무다. 고령층의 면역효과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추가접종 간격(6개월)을 단축하고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