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기후변화 ‘깜짝’ 공동 선언했지만

입력 2021-11-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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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6서 양국 기후특사 공동 선언
15일 바이든과 시진핑 첫 화상회담 예정
연내 만료되는 1단계 무역협정은 중국 목표 미달로 안갯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다음 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협력하기로 한 것인데, 정작 미·중 분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무역 부문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해 양국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미·중 양국 기후변화 대표는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양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약속한 ‘기온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고 목표치까지 상당한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견보다 합의가 더 많았다”며 “공동 선언 발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역시 “미국과 중국은 견해차가 적지 않지만, 기후변화에 있어 협력이 이 일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모든 단계가 중요하고 우리 앞엔 긴 여정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그간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온도 차를 보였던 만큼 이번 공동 선언이 뜻밖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 두 곳이 ‘깜짝 쇼’를 동반한 선언을 발표했다”고 평가했고, CNN방송은 “미국과 중국이 COP26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다만 외신들 모두 공동 선언에 배출량 감축 계획을 수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변화는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차가워진 양국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15일 화상 회담을 통해 마주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최근 양국 정상이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55주년 행사에 서로 축하 서한을 보내는 등 정상회담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11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아·태 지역은 냉전 시대 대립과 분열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국이 모처럼 기후변화에서 합의점을 찾았지만, 그 이외 분야에선 여전히 갈등상태다. 특히 지난해 1월 미국과 중국이 맺은 1단계 무역협정 시한이 연말 만료되는 가운데 중국 측의 이행 완료 여부가 불확실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올해 말까지 미국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을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약 237조 원)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중국 측이 목표치의 절반가량만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려를 표했다. 타이 대표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따른 중국의 성과는 완벽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강력한 산업 정책이 미국 성장과 경쟁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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