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 소환 임박…1년 6개월 수사 마무리 수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권오수 회장을 소환했다. 사건에 연루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2일 오후 권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권 회장이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식을 매매하게 한 뒤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계좌로 허수 매수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주가를 띄운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권 회장이 주변에 외제차 애프터서비스(AS) 사업 진출, 중고부품 온라인매매 합작사업 진행, 해외 사모펀드 투자 유치 등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알리고 주가를 부양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조작을 위해 이른바 ‘선수’를 동원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선수로 지목된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권 회장이 범행을 총괄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회장이 200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 주(636억 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적인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정황도 파악해 그의 아내인 안모 씨의 회사 사무실, 창고·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검찰이 권 회장을 부르면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약 1년 6개월 만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사건 관계인을 구속하는 등 속도를 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모 씨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8일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권 회장의 조사가 끝나면 사건에 연루된 김 씨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김 씨는 권 회장이 시세를 조종하는 과정에서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김 씨가 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주식을 헐값에 매입해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얻었는지 수사 중이다.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한 ‘선수’가 김 씨의 증권계좌를 관리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빠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19일 선수로 가담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 씨와 김모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들이 법정에 직접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