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대출 조회해보니 5개월 만에 금리 4.4%P↑…신용점수 인상도 무용지물

입력 2021-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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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본지 기자가 ‘토스’를 통해 가능한 대출을 조회한 결과 최저 금리는 3.07%, 최대한도는 5000만 원이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 추가 대책이 나온 이달 28일 다시 대출을 조회한 결과 최저 금리는 7.47%로 과거보다 4.4%포인트(P) 올랐고, 최대한도는 3000만 원으로 2000만 원 줄었다. 신용 점수가 70점 가까이 올랐으나 무용지물이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아임 직장인 간편 신용대출, 똑똑 단단 중금리 대출, 핀크 비상대출, 쓰담쓰담 간편 신용대출 등 4가지 상품의 비대면 대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토스와 카카오페이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이 상품들은 찾을 수 없다.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은 일찍이 지난달부터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중단했다.

이들 은행은 연말께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실행한다는 계획이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플랫폼 대출 중단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으로) 무차별하게 유입되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액 관리 차원에서 중단한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목표치가 됐을 때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했다.

더 넓은 범위의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 대출 비교 플랫폼을 하나의 전략으로 생각했던 은행들이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금융위원회가 있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29일에 발표한 방안의 추가 대응 방안이었다. 금융위가 4개월 만에 또 다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 가계부채가 향후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2017년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은 안정화되는 추세였으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증가세가 급격히 늘었다. 실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은 2016년 11.6%, 2018년 8.1%, 2019년 4.1%, 2020년 7.9%, 올해 2분기 10.3%다.

이 탓에 이번 방안에는 과거보다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총대출액 2억 원 초과자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는 방안은 내년 7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로 당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령 연봉 5000만 원인 A씨가 서울에 6억 원짜리 집을 산다고 가정하면, 현재는 2억4000만 원까지(주택담보대출비율 40%)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1억5000만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번 방안에는 제2금융권의 DSR은 60%에서 50%로 줄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금융위가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은행들이 이 흐름을 따라가자 난감한 건 금융 소비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면서) 고객이 (금리가 낮은) 최선이 아닌 (금리가 높은) 차선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중단하지 않은 1금융권 은행으로 대출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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