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동안 외면받았던 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가 필수가 되면서 관련 펀드 시장도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상품 특성상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공일 들이는 모양새다.
26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TDF 170개에는 올 들어서만 2조9916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에는 증시 불안감이 커진 최근 3개월 사이에도 7551억 원이 들어왔고 1개월 사이에도 1672억 원 불어났다.
이처럼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총 운용규모(순자산총액)도 10조 원을 돌파해 10조8105억 원에 달한다. TDF는 투자자 연령에 맞춰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자동적으로 재구성해주는 펀드로, 고객 나이가 젊었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해가 갈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때문에 라이프사이클펀드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1년 TDF를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한 이후 현재는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14곳이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시장 개척장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순자산만 4조1296억 원의 전체 시장의 43.4%를 차지하고 있다.
외견상 안정성을 추구하는 만큼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지만 최근에는 수익률도 양호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7.27%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의 1.47%를 크게 앞서는 모습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0.45%로 증시 약세와 함께 대다수 펀드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개별 상품으로는 KB온국민TDF2055 펀드가 연초 이후 20.0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삼성한국형TDF2050 펀드, 한국투자TDF알아서2050 펀드 등도 10% 후반대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TDF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수단이 됐다면서도 당분간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3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4배 정도 성장했는데 이는 이 펀드가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수단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지난 1년은 글로벌 증시의 강세로 수익률이 높아졌지만 향후 투자수익률은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대수명 증가로 노후대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은퇴자산 운용을 위한 TDF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TDF의 운용경험이 쌓이면서 운용사별로 차별화된 TDF를 내놓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