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감소도 비정규직에 집중…"재난실업수당 지급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32%가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직 노동자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7∼14일 온라인으로 직장인 1000명(정규직 600명·비정규직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6.9%(169명)가 지난해 1월 이후 실직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정규직 응답자 중 실직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2.0%로, 정규직(6.8%)보다 4.7배 높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직 타격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더 집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직 후 실업급여를 받아봤다는 응답은 전체의 29.0%에 불과했다. 이중 실업급여를 받은 비정규직 비율은 22.7%로, 정규직(48.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원하지 않는 휴직을 한 비율도 비정규직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비자발적 휴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8.9%였고, 비정규직은 30.5%, 정규직은 11.2%였다. 휴업수당을 받은 비정규직은 18.0%로, 정규직(43.4%)의 절반도 안 됐다.
소득 감소도 비정규직 노동자에 집중됐다.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53.5%로, 정규직(18.0%)의 3배에 달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실직과 소득감소는 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고 고용유지지원금,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시적이라도 이들에게 ‘재난실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