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기 통했나…"9월 실거래가 하락 거래 비중 35.1%, 월 최고치"

입력 2021-10-14 10:14수정 2021-10-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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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공급 시그널에 상승세 둔화
실거래가 떨어진 단지 35% 늘어

▲수도권 신규택지에 대한 사전청약 등 정부의 공급 시그널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표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신규택지에 대한 사전청약 등 정부의 공급 시그널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비중이 지난달(1~26일 신고 기준) 35.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0.8%)보다 14.3%포인트(p) 확대된 것이자, 올해 들어 월 기준 최고치다.

올해 4월 이후 지속해서 축소되던 하락 거래 비중이 5개월 만에 확대 전환됐다.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4월 33.3%에서 5월 27.6%, 6월 23.9%, 7월 22.1%, 8월 20.8%로 4개월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4·7 보궐선거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커진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달에 이 비율이 다시 30%대로 올라섰다. 이는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진 데다 8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거래가가 억 단위로 하락한 아파트 단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자이' 전용면적 59㎡A형은 지난달 9일 11억 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8월 13억5000만 원보다 2억5000만 원이 내렸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 149㎡형도 지난달 10일 21억6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8월 24억 원보다 2억4000만 원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서울 아파트값 동향에서도 9월 들어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9월 첫째 주와 둘째 주 0.21% 올랐으나 셋째 주 0.20%, 넷째 주 0.19%로 상승폭이 줄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매매시장에서는 매물도 점차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1141건으로, 한 달 전(9월 14일·3만9405건)보다 4.4% 늘었다. 지자체별로는 광진구의 매물 증가율이 한 달 새 15.1% 늘어 가장 높았다. 이어 중랑구(14.6%), 강서구(13.4%), 용산구(12.5%), 노원구(12.0%)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그동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고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 주택시장 과열을 야기한 만큼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가 집값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장 집값이 크게 내리기보다는 거래량과 상승률이 둔화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지표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도 공급 대책에 더욱 속도를 내고 고삐를 다 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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