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 금리 상승 등의 악재와 겹쳐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셀 코리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 전일까지 1조1992억 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삼성전자(우선주 제외)를 3500억 원 이상 순매도했고, 뒤이어 기아(834억 원), 삼성SDI(694억 원), 크래프톤(662억 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거래일간 외국인의 일평균 순매도액은 3997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카카오ㆍ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시기(9월 7~10일)의 일평균 순매도액인 3420억 원을 소폭 상회한다.
다만 반도체 업황 우려가 두드러졌던 8월 중순보다는 매도세가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외국인은 3거래일(8월 11~13일)간 코스피를 4조 원 넘게 순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은 국내 증시에 치명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83%에 달한다. 지수 상승 모멘텀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자금 이탈에 따른 원화 약세는 다시 외국인 매도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전날 원ㆍ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119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증시 급락을 불러온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악재인 만큼 외국인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6개월 연속 2%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이러한 물가 상승 압력은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인한 이윤 악화, 실질금리 하락 압력에 따른 채권 투자 매력 감소 및 환율 상승 요인 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