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받는 공공일자리, 고용보험기금 재정 악화 가중 우려

입력 2021-10-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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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계약 만료되면 실업급여 자격 주어져...4년간 5729억 지급

▲한 구직자가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부의 공공 직접 일자리 사업이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직접 일자리는 6개월 정도의 단기 일자리인데 고용 기간이 끝나면 참여자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돼 기금 지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의 일 경험, 소득보조 등을 위해 매년 직접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고용 충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직접 일자리 예산을 전년보다 8672억 원 늘어난 2조9451억 원을 투입해 97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정부는 일자리 조기 회복을 위해 내년에 직접 일자리 105만 개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일자리는 고용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근무기간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직접 일자리는 '산림서비스도우미', '환경지킴이' 등 취업 연계와 관련이 없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라 참여자의 재취업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직접일자리의 이러한 취약점은 실업급여 지출 확대와 무관치 않다. 직접일자리 참여자는 고용보험 가입 의무를 갖는다. 180일 이상의 피보험 가입 기간을 충족하면 고용 계약 만료 후 최소 120일간의 실업급여(월 180만 원 이상)를 지급 받는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접 일자리 사업 참여자 중 사업 종료 후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실업급여를 받은 자는 2016년 2만 명에서 지난해 3만1000명으로 55% 증가했다.

이들이 받은 급여액은 같은 기간 749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무려 140%나 급증했다. 2017~2020년 누적 지급액은 5729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코로나19 고용 위기 대응을 위한 직접 일자리 사업 확대로 인해 실업급여를 받는 참여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지출 과다로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성 악화를 더 부추길 수 있는 셈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에 따른 실업급여 등의 지출 급증으로 전년보다 1조9900억 원 줄어든 4조65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대출금 성격인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7조2000억 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적립금은 3조2000억 원의 적자를 낸다.

임 의원은 "고용보험기금 상황이 악화된 이유는 직접 일자리가 급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제라도 공공 일자리 사업을 축소하고 민간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등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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