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게임, 인터넷 사업 등이 대한 전방위적인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최악의 전력난까지 불거지며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한달새에만 46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중국 펀드 171개에서 최근 한달 사이 461억 원의 자금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 사이에만도 271억 원이 줄었다.
지난해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빠졌지만 중국은 가장 빠르게 회복하며 증시 역시 강세를 보였다. 때문에 최근 1년 동안 중국 증시에는 4786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하지만 지난 해말부터 미국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교육, 게임, 엔터 업종에 전반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전날까지 3.5%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 지수는 18%, 코스피 지수가 8.5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이달에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마저 불거지며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중국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6.71%를 기록하고 있고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08%까지 하락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1.17%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펀드가 연초 이후 24.16%, 인도 펀드가 32.45%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 차가 커진다.
개별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심화되는 모양이다. KB중국본토A주 펀드에서만 최근 한달새 114억 원이 빠져나갔고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 펀드도 75억 원이 유출됐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내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국과 호주간 갈등에 따른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 및 세계적인 화력 발전용 석탄 가격 급등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가 멈춰서면서 중국 본토 31개 성(省), 직할시, 자치구 가운데 10곳 이상에서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산업용 전기 제한 공급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력 사용 제한이 중국 제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7%로 내렸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정부의 정책 강도와 방향성을 지켜보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이 거래정지 됐던 ‘20헝다04채권’의 이자를 지급하며 일단 파산 위기 모면에 대한 안도감을 제공했지만 향후 막대한 부채에 대한 불이행 리스크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