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29일(현지시간) 고용과 주택, 제조업 관련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악화로 나흘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26.44포인트(2.70%) 하락한 8149.01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95포인트(3.31%) 밀린 845.1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50.50포인트(3.24%) 떨어진 1507.84에 장을 끝마쳤다.
미 증시는 이날 고용ㆍ주택ㆍ소비 등 일련의 지표들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고 익일로 예정된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우려를 증폭시키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날 하원이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라는 현실을 재차 각인시키는 모습을 보이며 그간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 증시는 이같은 악재를 반영하며 지난 3영업일간 단기 반등에 따른 피로감을 드러냈고 포드자동차의 부진한 기업 실적 발표까지 지수를 압박하며 줄곧 하락세를 유지한 채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신규 실업수당 청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477만6000명을 기록, 1967년 기록을 집계한 이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는 전주보다 3000명 증가한 58만8000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57만5000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스타벅스가 7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대기업들의 감원 소식이 이어진 것도 고용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작년 12월 신규주택 판매는 14.7% 급감한 연율 33만1000채로 집계돼 조사를 시작한 1963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내구재 수주 역시 전월보다 2.6%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주요 외신들은 부진한 경제지표들이 시장의 우려를 재차 확인시켜 주고 있는 모습이라며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를 못 벗어나고 있고 경제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이 제때 실행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결과라며 배드뱅크 규모가 최대 2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나흘만에 약세로 돌아선 미 증시 여파로 그동안 단기 반등세를 보여온 금융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가 각각 7.36%, 8.06%씩 하락 마감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8% 이상 떨어졌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146억달러의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주가는 4%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기록한 126억달러 손실 기록을 경신, 포드 105년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지난 4분기에만 59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월가는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구제 자금을 받지 않은 포드가 4분기에만 55억달러의 현금이 소진돼 현금 보유액이 134억달러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도 감원 소식이 이어졌다. 이스트먼코닥은 전체 인력의 18% 가량인 최대 4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영업 악화 우려로 무려 30% 가까이 폭락했다.
자동차 보험에 특화된 올스테이트 역시 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여파로 인해 20% 이상 폭락했다. 홈디포, 화이자, 스프린트 등 주초반 감원 계획을 발표했던 이들 기업의 주가 역시 2~4%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국제유가는 경기지표 악화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6센트(1.1%) 떨어진 41.7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