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붕괴에 72년 만에 적자 마사회…하반기 2000억 원 규모 '신용대출'

입력 2021-09-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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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368억 원 이어 올해 4500억 원 규모 적자 전망
온라인 마권 발매 요구 농식품부 '묵묵부답'…이달 법안소위서 논의 전망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원들이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마 온라인발매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한국 마사회 적자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2000억 원 규모의 신용대출까지 받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해법으로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마사회는 창립 이후 7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13일 마사회에 따르면 2019년 약 7조3000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약 1조1000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은 약 4300억 원을 기록했다.

마사회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경마 경기의 중단.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경마가 중단됐고, 사실상 수입이 끊겼다. 올해도 주요 경마대회가 무산되는 등 중단 상황이 계속되면서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회 관계자는 “올해 12월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로 이사회가 의결했다. 올해 적자 규모는 45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지금 긴축재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경마 관계자들 급여 등 인건비는 계속 나가고 있고,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우려했다.

마사회의 적자로 축산발전기금 출연이 불가능해지면서 말 생산농가도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경륜과 경정은 올해 5월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8월부터 온라인 발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홍기복 마사회 노동조합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마 중단으로 경마 산업은 물론 말 산업 전체가 고사 위기에 빠졌고, 온라인 마권 발매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정부는 경륜·경정 등 타 산업과의 비대칭 규제를 적극 검토하고 경마 온라인 발매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불법 사행 산업의 시장 주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 내용을 담은 한국마사회법은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대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행성 조장 논란과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해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8월 국회에서 “코로나19로 마사회가 어려워서 탈출구로 온라인 마권을 한다는 이런 방식으로는 국면을 돌파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열리는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도 농식품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법안소위에서는 농업회의소 설치 법제화, 임업직불제 도입 등과 함께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한 마사회법 개정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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